왕이 부장 "30분이나 늦었군요" 케리 장관에 볼멘소리, 여전히 날선 미·중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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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1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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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과 미국 아시아태평양 문제에 여전히 대립해, 경쟁적으로 영향력 확대방안 내놓기도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미국 케리 국무장관이 지난 9일(현지시간) 만남을 갖고 아태지역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신화사 제공]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 왕이(王毅) 외교부장과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회의 시작부터 삐걱대는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문제에 대해 여전히 날 선 대립각을 보였다.

9일(현지시간) 미얀마 네피도에서 만남을 가진 중국과 미국 두 대표는 시작부터 불편한 모습을 보이는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문제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강경히 고수했다고 환추스바오(環球時報)가 11일 보도했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 중인 미·중 양국 대표의 만남은 케리 장관의 지각으로 시작됐다. 4시 30분(현지시간)에 열리기로 된 회의에 케리장관이 30분이나 늦게 입장한 것이다.

이에 왕이 부장이 "늦었군요"라며 불만을 드러내자 케리 장관은 "미안합니다"라는 사과로 얼버무리려 했다. 그러나 왕이 부장은 케리 장관이 착석한 뒤 다시 " 미안하지만, 우리는 4시 30분부터 30분을 기다렸습니다"라며 재차 케리 장관의 지각을 질책했다. 케리 장관이 "진심으로 사과합니다"라고 말한 뒤에야 정상정인 회의일정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고 신문은 전했다.

불편한 회의 시작이 예고한 듯 양국은 아시아태평양 문제와 영향력 확대 등에서 여전히 대립하는 모습을 보였다.

왕이 부장은 케리 장관과의 회담에서 "중국은 미국이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중국의 정당한 권익과 권리를 존중하길 바란다"고 중국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이미 아태지역에서 주도권을 장악했음을 미국이 수용하고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및 남중국해에서의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영토분쟁에 미국이 목소리를 내지 말라는 의사를 재차 천명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 대해 "중국은 중국의 주권과 해양권익을 강경히 수호해나갈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미국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케리 장관이 왕이 부장과 아태지역 국가 외교장관들에게 영유권 분쟁에 있어 행동강령을 채택하는 등 갈등해소를 위한 대화해법을 모색하고 적대적 행위는 멈출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중 양국은 이번 아세안지역안보포럼과 관련국 외교수장과의 회담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제안도 경쟁적으로 내놓았다.

왕이 부장은 동북아공동체 건설을 제안하고 미국과 일본 중심의 아시아개발은행(ADB) 대항마인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창설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은 이번 아세안안보포럼 개최국인 미얀마에 경제적 지원을 재차 확인했다.

이 외에 왕이 외교부장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상과 만나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일본 측이 더 성의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말해 일본의 최근 역사왜곡 등 행위에 대한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번 만남은 일본의 요구에 따른 '비공식적, 초보적 단계'에 불과한 만남이지만 2012년 9월 일본이 댜오위다오 국유화를 선언한 이후 처음으로 양국 외교수장이 만나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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