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지금이 영화 ‘명량’ 볼 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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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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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다룬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주연 최민식)이 역대 최단기간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 뿐만 아니라 이순신 관련 서적도 서점가를 휩쓸고 명량대첩의 배경인 울돌목 관광상품까지 나왔다고 한다. 그야말로 ‘명량 신드롬’이라고 할 정도로 이순신 장군을 향한 온 국민의 애정이 뜨겁다.

이미 어릴 적 위인전을 통해 익히 알고 있는 ‘영웅’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에 이처럼 열광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지금 우리 시대에 전적으로 믿고 따를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없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전적으로 믿고 따르려면 그 사람이 솔선수범을 보이지 않으면 안된다. 영화 ‘명량’에서도 조선의 장수들은 출정을 외치는 이순신 장군의 뒤를 쫓지 않고 배를 뒤로 물렸다. 그러다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몸을 던져 적군을 격파하는 이순신의 모습에 깨달음을 얻고 그제야 배를 다시 몰아 값진 승리를 일궈낸다.

이순신의 이런 리더십을 배우려는 정치인들도 줄이어 극장으로 향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필두로 여야 가릴 것 없이 하나같이 “이순신 장군의 위기 극복 리더십이 지금 정치권에 꼭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잘 아는 정치인들이 그간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19대 후반기 국회가 가동됐지만 최근 석 달동안 처리된 법률안은 0건이다. 법안심사소위를 꾸리지 못한 상임위원회가 6개나 된다. 정부가 요구한 경제활성화 법안은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 여야 합의안은 바람 앞 등불처럼 위태롭다. 세월호 청문회는 증인 채택 의견 차로 개최조차 불투명하다.

이순신 장군은 영화에서 “장수된 자의 의리는 충(忠)을 좇아야 하고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고 외쳤다. 7·30 재보선에서 확인된 민심은 ‘민생 정치’ 였다. 정치인들의 발길은 이제 더 이상 극장이 아니라 ‘독버섯처럼 퍼진 두려움을 용기로 바꿔줄’ 리더를 기다리는 민심을 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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