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금융신뢰지수로 신뢰 끌어올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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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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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이 9월께 '금융신뢰지수'를 발표해 바닥에 떨어진 금융신뢰를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윤 원장은 "금융신뢰지수를 통해 신뢰하락의 원인을 따져보면 해결방안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구 기자 k39@ajunews.com]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윤창현 금융연구원장이 오는 9월 발표 예정인 금융신뢰지수를 통해 금융 불신을 최소화하고 신뢰도를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윤 원장은 11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 8층 집무실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여론을 계량화해 반기 또는 분기별로 발표해 국민들의 금융권 신뢰도를 체크하겠다"고 말했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9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금융신뢰지수 관련 작업을 임기 중 최우선 과제로 꼽은 것은 그만큼 금융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윤 원장은 "올 초 카드사 정보유출 사건 당시 카드사에 대한 여론의 반응에 다소 충격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국민의 정보를 유출한 것은 큰 잘못이 맞다"며 "다만 신용정보사 직원은 카드사들이 신뢰할 만큼 실력이 있는 사람이었고, 따져보면 카드사가 도둑질을 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용정보사 직원에게 향할 비난의 화살이 지나치게 카드사에 집중됐고, 그만큼 카드사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이 심각할 정도로 부정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윤 원장은 "국민들의 인식이 생각보다 심각하게 부정적인데, 신뢰 하락의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제대로 된 조치가 필요하다"며 "금융신뢰지수가 국민들의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는 방법 중 하나로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원장은 고교생을 대상으로 금융과 관련된 수학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교육은 지나치게 '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는 선비식 교육에 머물러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윤 원장은 그 해결책으로 '이스라엘식 금융 교육'을 제시했다. 이스라엘에서는 자녀가 만 13세가 되면 가족이 1억원 가량을 자녀에게 관리하라고 준다. 예금과 주식 등을 고민하고 모으기 때문에 자연히 창업에도 접근하게 된다. 이스라엘에서 벤처기업이 활성화된 이유다.

그는 "올해가 수학의 해인만큼 수학에 금융이 접목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고교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며 "국민들에게 금융 조기교육의 중요성을 인식케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질문을 바꿔 내수경제에 대해 물었다. 윤 원장은 세월호 침몰로 인해 침체된 경제 심리를 보듬어줘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정부와 한국은행, 각종 연구기관들이 줄줄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직접적인 원인이 세월호 침몰에 따른 내수부진이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 역시 기존 전망치 4.1%에서 3.9%로 하향 조정했다.

윤 원장은 "성장률 전망치 변경에 결정적인 요인이었던 만큼 진도는 어업과 관광 등 전반에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며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연계해 '진도방문 캠페인'이나 '진도 경제살리기'와 같은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다보면 진도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고 이런 움직임이 내수부진을 상쇄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원장은 그런 의미에서 정부가 경기 활성화를 위해 재정정책과 세제개편안을 잇따라 내놓은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물론 기존에 나온 대책이 포함돼 이를 두고 비판하는 시각도 있지만 경제 정책이 듣도보도 못한 실험적인 정책으로 꾸려질 수는 없다"며 "저성장의 늪에 빠지기 전에 '안해본 것도 해보자'는 의미에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에서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효과로 0.2%포인트의 성장률이 올라갈 것으로 점치고 있다. 41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이 0.1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가 0.05%포인트를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타이밍을 묻자 윤 원장은 "이달 또는 다음달이 적절하다"고 답했다.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4일 이달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윤 원장은 "한은이 내수부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며 "한은이 필요하면 (금리를)내리거나 올리는 등 상황에 맞는 유연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은의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했다. 한은은 미래의 물가상승 수준을 예측해 상승률 목표범위를 제시한 뒤 이에 맞게 기준금리 등을 조정한다.

현재 한은의 중기 물가안정목표는 2.5∼3.5% 수준이다. 그러나 3년째 물가가 목표치를 하회하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안정목표제 제도운영방식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윤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고혈압(인플레이션)도 문제지만 저혈압(디플레이션)도 문제"라며 "한은은 현재의 낮은 물가상승률이 문제 없다고만 할게 아니라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윤 원장은 연내 열릴 원·위안화 시장과 관련해서는 원·엔화 직거래시장과 달리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우리 경제가 일본에 대해서는 무역적자를 내고 있지만 중국에는 무역흑자를 낸다는 이유에서다.

윤 원장은 "수수료 인하 효과는 물론 대중 무역에서 위안화로 결제되면 위안화를 축적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위안화가 필요한 제3국에 빌려줄 수 있다"며 "이를 잘 이용하면 한국은 위안화 역외금융허브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위안화가 기축통화 수준까지 도달할 경우 한국은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얻을 수 있다"며 "현재 위안화 예금이 많이 축적된 만큼 국내 은행들도 이를 비즈니스 모델로 삼아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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