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윤 일병 구타·가혹행위 사망사건을 계기로 실시된 '전군특별인권교육'에서 국군양주병원장이 이 사건을 마녀사냥에 비유하는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군에 따르면 지난 8일 실시된 특별인권교육에서 국군양주병원장 이모(47) 대령은 "세월호나 윤 일병 사건에 관한 사회반응을 보면 완전 마녀사냥"이라고 말했다.
또 이 대령은 "보궐선거에서 국민들이 세월호에 피로함을 나타내자 다른 이슈를 부각시키려는 사람들이 윤 일병 사건을 선택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소나기는 피해간다"며 "혹시라도 빌미를 제공해 마녀사냥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마녀사냥에 비유한 발언은 인권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곳곳에서 일고 있다.
이 대령은 시민단체를 '소송꾼'으로 취급하는 발언도 했다.
그는 "(군인권센터)사무실이 국군의무사령부 앞에 있으며 진료가 불만족스럽다면 소송을 대신 해준다는 플래카드를 걸고 그런 걸 노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인권센터는 경기도 성남시 국군의무사령부 앞이 아니라 서울시 영등포구 영등포동에 위치하고 있다.
특히 이 대령이 군 간부들을 교육하는 자리에서는 "윤 일병이 좀 행동이 굼뜨고 그랬던 모양이다"며 "화가 날 때 두들겨패서 애가 맞아 죽는 것과 꼬셔서 일을 시키는 것 중 어떤 게 유리한지 병사들을 일깨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령은 윤 일병 심폐 소생술에 참여했던 의료진이다.
논란이 생긴 발언에 관해 이 대령은 구타를 하지 말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지만 이번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대령은 자신의 발언에 관해 "부적절한 용어를 사용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사과드린다"며 "이슈 당사자인 군이 흥분하지 말고 차분하게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에 대한 발언에 대해선 "군인권센터를 다른 단체와 혼동해서 나온 실수였다"며 사과했다.
그는 마녀사냥이라는 표현과 관련, "우리 내부에서 다른 사람의 책임으로만 돌리는 마녀사냥을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구타나 가혹행위 정황이 보이면 남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즉각 보고하라는 뜻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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