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최근 철강경기 악화에도 개선된 실적을 발표중인 국내 철강업체들이 새로운 ‘돈맥’을 찾아 잇따라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국내·외 기업들이 세계무대로 보폭을 넓히면서 필수 소재인 철강제품의 안정적인 납품을 통한 시너지 효과창출이 이유로 꼽힌다.
국내 철강업체 중 활발한 해외활동을 벌이고 있는 기업은 국내 철강업계의 맏형 포스코다. 1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현재 중국에 소재한 2개 공장을 필두로 터키와 인도네시아, 멕시코, 인도 4개국에 공장을 설립하고 본격 생산에 돌입중이다.
특히 이번 2분기 호실적 배경으로 중국에 위치한 스테인레스 생산 자회사의 수익 개선이 꼽히는 만큼 해외사업 비중 역시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포스코는 오는 2015년부터 안정적인 해외사업으로 추가 실적향상이 기대되고 있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건립한 크라카타우 포스코가 쇳물유출 사고로 1분기 24%의 공장 가동률을 기록, 5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으나 2분기 74% 가동률을 나타내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회사측은 오는 2015년부터 흑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중이다. 이외에도 자동차용강판 생산 공장인 포스코 멕시코는 연산 45만t 규모며, 인도에 건립한 포스코 Electrical Steel India는 연산 30만t 규모로 가동되고 있다.
지난 9일 2분기 냉연부문 분할에도 불구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한 매출액 1조600억원의 호실적을 발표한 현대하이스코는 해외법인을 사업 주축으로 키워왔다. 2분기 실적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해외법인의 매출액은 6900억원이다. 이는 전체의 70%에 해당된다.
현재 미국과 중국, 인도, 체코, 러시아, 브라질, 터키 등 11개의 해외 냉연스틸서비스센터(SSC)를 두고 있는 현대하이스코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외 생산공장에 자동차용 강판을 공급중에 있다.
지난해 터키 이즈미트에 2800만달러를 투자해 냉연가공센터를 완공하고, 연간 20만대 규모의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중인 현대하이스코는 270억원을 투자, 중국 톈진공장에 핫스탬핑 설비 2기를 신설해 내년초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이를 통해 연간 460만매 분량의 핫스템핑강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앞으로도 현대․기아차의 해외생산에 발맞춰 해외법인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동국제강은 후판 사업부문의 글로벌 일관 생산체제 구축을 위해 브라질 북동부 세아라(Ceara)주에 연산 300만톤의 고로제철소를 건설하고 있다. 브라질 제철소 CSP는 세계 최대 철광석 공급사인 브라질 발레(Vale), 포스코와 함께 3사가 합작하여 2012년 7월에 착공, 2016년 상업생산을 목표로 공사가 진행중에 있다.
반대로 현대제철의 경우 현대하이스코의 냉연부문 인수를 통해 해외진출 보다는 그룹사간의 시너지 확대를 통한 실적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의 해외법인은 굴삭기용 케터필러를 생산하는 청도현대기계유한공사가 유일하다. 지난 1분기 213억6400만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철강업체들의 해외사업 진출 이유는 글로벌 고객사들과의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제조회사 등 글로벌 고객사들의 생산기지가 대부분 동남아나 개발도상국들에 위치한 경우가 많다”면서 “철강은 다른 제품에 비해 물류비 싸움이 커 경쟁사보다 앞서나가기 위해서는 고객사가 위치한 국가로의 진출이 필수”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세계 철강시장의 공급과잉과 별도로 현재 내수시장이 포화상태에 있다는 점도 철강사들이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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