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검찰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용 가방 7개를 확보했다. 각각의 가방에는 2~8번이 적힌 띠지가 붙어 있지만 1번 띠지가 적힌 가방은 행방이 묘연하다.
검찰은 도피용 가방이 더 있을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11일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이헌상 2차장검사)은 지난 6월 순천 별장과 최근 '김엄마' 김명숙(59·여) 씨의 친척 자택에서 유병언 씨의 것으로 보이는 도피용 여행가방 7개를 확보했다.
2∼8번의 띠지가 붙은 가방 7개에는 현금 25억원과 권총 5정 등이 나눠 담겨 있었다.
2, 4, 5, 6번 띠지의 4개 가방에는 현금이, 7번 띠지의 가방에는 사격선수용 공기권총 1정을 포함해 권총 5정이 들어 있었다. 나머지 3, 8번의 띠지가 붙은 가방에서는 이슬람칼, 기념주화, 개인 소지품 등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확보하지 못한 1번 띠지의 가방도 유병언 씨의 측근이나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 신도가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병언 씨가 지난 6월 12일 시신으로 발견된 매실 밭 인근에서 발견된 가방은 김씨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는 지난달 검찰 조사에서 "6월 12일 유씨가 숨진 채 발견된 장소에 놓여 있던 천가방은 내 것"이라며 "순천 별장에 놓고 왔던 것"이라고 진술했다.
당초 검찰은 유병언 씨가 현금 20억원가량을 여행용 가방에 넣고 다니며 도피를 지속한 것으로 추정했지만 지금까지 수사 상황으로 볼 때 3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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