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특별법 재협상, 국회 파행 갈림길…여야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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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2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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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추가 합의 실패시 8월 임시국회, 9월 정기국회 개최 불투명...입법, 예결산 처리 불투명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세월호특별법 합의에 앞서 격론을 벌이고 있다.[사진=새정치민주연합 제공]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7일 도출한 세월호특별법 합의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재협상’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19대 후반기 국회가 파행 또는 정상화 갈림길에 섰다.

양당 원내대표는 12일 전날에 이어 세월호특별법을 논의하기 위한 회동을 다시 갖기로 했지만, 새정치연합이 의원총회에서 특검추천권 등에 대한 재협상 결론을 내리면서 회동 자체가 무산됐다. 

여야가 이처럼 세월호특별법에 대한 추가 협상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여야 대치정국이 장기화되면서 8월 임시국회는 물론 9월 정기국회도 파행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경제활성화 법안을 비롯해 각종 입법 작업은 물론 예산 처리 작업도 줄줄이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이완구 원내대표도 이를 의식한듯 이날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새정치연합의 의총 결과에 대해 “충격적”이란 표현을 쓰면서 “(야당에 대한) 신뢰 문제가 깨졌으니 앞으로 국회를 어떻게 운영해야할 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새정치연합도 합의 파기를 요구했지만, 그에 따른 후폭풍이 걱정되는 것은 마찬가지다. 7·30 재·보선 참패 이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 제1야당으로서 ‘세월호특별법 여야 합의-합의 파기-추가 합의 실패’에 이를 경우 박영선 비대위 체제 자체가 크게 흔들리면서 혁신의 동력을 상실, 당 전체가 걷잡을 수 없는 내홍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짙다.

반대로 여야 합의에 성공해 벼랑 끝에서 돌파구를 마련하면, 여당은 재보선에 약속한 ‘민생정치’ 추진의 명분을 얻게 되고, 야당도 모처럼 위기 극복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새로운 동력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여야는 이날도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의 핵심 쟁점인 특별검사 추천권을 놓고 한 치의 양보없는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특별검사 추천권의 야당몫 확대를 주장하고 있지만, 새누리당은 “국회 운영의 근본 원칙을 깨는 것”이라며 절대 불가 입장이다. 상설특검법상 특검추천 방식 대신 여야가 두 명의 특검 후보를 합의 추천하자는 대안에 대해서도 새누리당은 재논의는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처럼 여야간 의견 차가 첨예해 현재로선 세월호특별법 협상이 결렬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따라 특별법 13일 국회 본회의 처리는 물론이고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의 18∼21일 청문회 개최가 물건너갈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7일 서명한 ‘11개 합의사항’ 전체가 휴지통으로 버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2013년도 회계연도 결산안 처리와 전반기 국정감사 실시 등을 위해 소집 예정이었던 8월 임시국회 개최 자체도 불투명하다. 앞서 청와대가 ‘긴급처리’를 요청한 19개 경제활성화·민생법안을 비롯, 정부조직법, 김영란법, 유병언법 등 처리도 요원하다.

만약 여야가 극적으로 협상에 이르게 되면 그간 혼란스러웠던 정국이 안정되고 ‘포스트 세월호’ 국회로서 제 할 일은 하는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과반 의석을 차지한 집권 정당인 여당도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에 대한 국민 여론과 유가족의 요구를 무조건 모른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새정치연합도 세월호특별법 재협상에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발목잡기 정당’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며 여야의 전향적 합의 도출을 기대했다.

한편 세월호가족대책위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야당이 세월호특별법 재협상 방침을 정한 만큼 특별법에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는 방안으로 재논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또한 향후 세월호특별법 협상 과정이 여야 양당의 밀실 합의가 아닌 공개적이고 투명한 절차적 과정을 담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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