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팬택이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작업)를 신청했다.
팬택은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경영정상화를 도모하기 위해 법정관리 개시 신청을 했다고 공시했다.
이후 법원에서 신청서와 관련 자료를 심사해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팬택은 이날 법정관리를 신청하며 “협력업체를 비롯한 이해 관계자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모든 역량을 모아 하루빨리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정관리 중에도 최우선으로 팬택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의 불편함을 최소화하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팬택은 지난 10일 만기도래한 협력사의 상거래 채권 220억원을 막지 못했으며, 지난달에도 상거래 채권 500억 원을 갚지 못했다.
법정관리 신청을 하면 법원에서 개시 결정 여부 판단을 내린다. 이후 법원에서 조사를 벌이고 회사 상태에 근거해 정상화 방안을 마련한다. 법정관리 개시 결정은 약 한 달, 조사는 약 두 달 소요될 전망이다.
채권단이 이를 수용하면 정상화 방안대로 법정관리가 진행되고 팬택의 모든 채무는 동결된다.
◆‘스마트폰 기술력 보유’ 팬택, 해외 매각 유력
팬택은 법정관리 이후 해외 매각이 유력하다. 인도의 스마트폰 제조사 마이크로 맥스와 중국의 몇몇 제조사 등이 팬택 투자 의향을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해외 업체들이 팬택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못지않은 스마트폰 제조 기술력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팬택은 지난 5월 엔드리스 메탈(끊김 없는 금속 테두리) 디자인의 베가 아이언2를 선보였으며, 이전에도 베가 시리즈를 중심으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대기업과 스마트폰 경쟁을 펼쳤다.
2010년 12월에는 LG전자를 밀어내고 국내 스마트폰 점유율 2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 해외로의 기술 유출이다.
해외 업체들이 팬택의 스마트폰 제조 기술력만 취하고 국내 시장을 공략할 경우 다른 국내 업체들에 또 다른 위협이 될 수 있다.
채권단 실사 결과 팬택의 존속 기업가치(3824억원)가 청산가치(1895억원)보다 높게 나와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청산의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진다.
해외 업체가 인수한다고 해도 이미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가 장악한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동통신사들이 여전히 팬택 제품 구매에 회의적이기도 하다.
팬택 채권단 관계자는 “인도의 마이크로 맥스 등 해외 업체들이 팬택에 투자 의향을 내비치긴 했지만 채무가 재조정되고 과거처럼 매출이 발생한다는 전제 아래 나온 것”이라며 “통신사가 물건을 사주지 않는 상황에서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져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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