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①] 종영 '트로트의 연인', 누가 실패작이라 부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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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3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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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로트의 연인' 종영[사진=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모든 작품에는 숨겨진 뜻과 의미가 있다. 작가는 자신의 의도를 대사에 담고, PD는 더 정확한 의미 전달을 위해 연출의 방향성을 고민한다. 배우는 작가와 PD를 대신한 눈과 귀, 그러니까 전달자가 된다. 때문에 시청률이라는 결과적 수치로 작품의 흥망성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시청률이 높다고 무조건 '흥'한 작품이 아닌 것처럼, 시청률이 낮으면 무조건 '망'한 작품으로 치부하지는 않는다는 거다. 12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시청자와 작별한 '트로트의 연인'이 그랬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KBS2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극본 오선형·연출 이재상)은 7.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지난 3개월동안 기록한 시청률 중 최고는 9.2%. 먼저 종영한 '닥터 이방인'이나 '트라이앵글'은 차치하더라도 함께 방송 중인 SBS 월화드라마 '유혹', MBC 월화드라마 '트라이앵글'과의 경쟁에서도 꼴찌다. '트로트의 연인'은 시청률면에서 '망'했다.

그러나 '트로트의 연인'을 실패작이라고 보지 않는 이유는 분명히 있다. 그 안에 담겨있던 꿈과 희망, 사랑과 우정은 시청자의 공감을 었었고, 가족간의 끈끈한 정은 눈물을 훔치기에 충분했다. 특히 트로트 가수가 되기 위한 청년들의 고군분투기는 안방극장에 활력을 선사했다.

마지막회는 '해피엔딩'이었다. 최춘희(정은지) 엄마의 목소리를 빼앗은 범인이 장준현(지현우)의 엄마 화순(지수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위기를 맞았던 두 사람이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는 장면으로 끝났다.

'보이스 오브 트로트'로 자신을 둘러싼 불명예를 떨치고 가수로서의 재기에 성공한 최춘희는 이후 열심히 활동해 1년 후 트로트의 여왕으로 불리게 됐고, 장준현무대 사고 범인이 자신임을 시인하고 경찰에 자수했던 박수인(이세영)은 최춘희와 장준현의 선처로 1년 만에 감옥에서 나오게 됐다.

최명식(강남길)은 수술에 성공, 설태송(손호준)과 나필녀(신보라) 역시 1년 뒤 트로트 가수로 성공하는가 하면 두 사람의 행복한 미래가 암시됐다.

진부한 스토리에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던 '트로트의 연인'. 그러나 마지막회에서 풀어낸 등장인물의 이야기는 지난 15회동안 얽히고설켰던 에피소드를 깔끔히 정리했다. 완성된 청년의 성장스토리는 시청자에게 귀감이 됐다.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는 박수인의 모습은 권선징악의 교훈도 남겼다.

'트로트의 연인'을 보는 가장 큰 재미는 안방극장에 울려퍼지는 트로트를 감상하는 거였다. 16회를 걸어오면서 매회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배우들은 흥에 겨운 자락에서부터 감성 짙은 발라드까지, 끝에서 끝을 오가며 시청자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지현우와 정은지, 신보라와 손호준의 콜라보레이션은 신선한 재미였다.

'트로트의 연인'을 단지 시청률로만 판단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그 안에서 풀어내고자 했던 많은 이야기가 단순히 드라마를 위한 에피소드적 요소가 아니기 때문이다. 장르의 파괴를 위한 새로운 시도,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특이한 구성과 구조, 연기부터 노래까지 섭렵해야하는 배우들의 용기와 노력을 안다면 '트로트의 연인'을 단순히 '망'한 작품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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