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특별시교육청은 산하 교육연구정보원의 지원으로 고려대학교 김경근 교수 연구팀이 서울시 초‧중‧고교 학생의 교육격차를 분석한 정책연구 보고서를 공개하고 일반고와 자사고 간 성취도 평균 점수의 차이가 2010년에 21.01점인 데 비해 지난해 25.76점으로 3년 만에 4.57점이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2010년 일반고 성취도 검사 평균 점수는 202.15점이었으나 지난해 성취도검사 평균 점수는 194.93점으로 떨어졌다.
일반고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격차 분석에서는 2010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자사고로 상위권 학생이 빠져나가면서 일반고의 소득수준과 부모 학력에 따른 교육격차는 2010년에 비해 지난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중학교 1학년은 월소득 200만원 이하 가정에 소속된 학생의 국영수 과목 평균 성적이 196.94점인데 비해 월소득 501만원 이상인 가정에 소속된 학생의 평균 성적은 221.28점이었다.
부모 학력이 고졸 이하인 학생의 평균 성적은 199.43점인 반면 부모 학력이 대학원졸 이상인 경우는 225.39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서 더욱 두드러져 소득수준에 따른 격차가 2010년 24.34점이었던데 비해 지난해 25.69점으로 확대되고 부모 학력에 따른 격차는 2010년에 25.96점에서 지난해 27.93점으로 증가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가정의 소득수준 및 부모 학력에 따라 학업성취 및 사교육 참여율에서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교육 참여율은 소득수준에 따른 격차가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가운데 지난해 중학교 1학년의 경우 월소득 501만원 이상의 가정에서는 92%가 참여한 반면 월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경우에는 49%의 사교육 참여율을 보였다.
연구진은 교육격차를 유발하는 요인을 분석하고 2010년과 지난해 중학교와 일반고 모두에서 성별, 가구소득, 부모 학력, 사교육 및 자기주도적 학습 시간, 학생과 교사의 관계 및 교사의 학생에 대한 성취 기대 등이 학생의 학업성취와 상관관계가 있는 것을 밝혔다.
연구진은 긍정적 기여 요인 중 가장 큰 영향 요인은 사교육이었고, 사교육 이용 여부와 성취수준과의 관계는 2010년에 비해 2013년에 더 커졌다고 설명했다.
교육격차의 주요 원인인 가정배경과 사교육의 영향을 조절하는 교육정책의 효과에 대한 분석도 연구에 포함됐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수준 모두에서 교사의 학생에 대한 기대는 부모 학력이 영향을 미치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고등학교 수준에서 교사의 학생에 대한 기대에는 교육격차에 미치는 가구소득의 효과가 작용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연구팀은 학업성취에 긍정적인 기여를 하는 것으로 확인된 교사의 학생에 대한 기대가 가정환경에 따라 차별적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고민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에서는 학교 내 학생 간 성취격차가 인지적·정의적 특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학교 내 학생 간 성취격차가 클수록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의 자존감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학교 내 성취격차의 증가는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의 성취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저소득층 자녀를 위해 교육비 지원이나 대학생 멘토링제와 같은 양적·질적 교육 지원이 확대될 필요가 있으며 교사가 학생에 대한 심리적·정서적 지원과 지지를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동시에 교사 교육, 교사 선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진은 또 자사고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일반고 학력 저하 현상 및 여타 교육적 영향에 대한 보다 심층적이고 추가적인 분석이 필요하며, 지역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학교선택제의 확대가 가정배경에 의한 실질적 교육기회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있음을 고려해 교육기회 및 학력격차를 줄이기 위한 고교 배정 방법의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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