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상선 신조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상선시장 상승세가 한풀 꺾인게 아니냐는 우려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클락슨 지수 하락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받을 충격은 없다는데 입을 모은 한편, 선박가격 하락으로 인한 발주물량 증가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어 주목된다.
13일 글로벌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7월 선가지수는 139포인트로 지난 2013년 6월 이후 이어오던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었다. 선종별로는 8월 8일 기준 315K급 초대형유조선(VLCC)의 척당 선가는 9800만 달러로 지난 6월 이후 조금씩 하락세를 나타냈고, 18만t급 벌크선도 5월 5800만 달러에서 5500만 달러로, 1만3500TEU(1 TEU는 길이 20피트 길이의 컨테이너 박스) 컨테이너선은 6월 1억1700만 달러에서 1억1550만 달러로 떨어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실제로 6~7월 들어 VLCC,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주요 선종별 선가도 몇 주간 계속 하락해왔다”며 “선가지수 하락은 지난해 발주물량을 크게 늘렸던 선사들이 완급조절에 나선 상태인데다 국내 조선업체들 역시 이미 충분한 일감을 확보한 만큼 선별수주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선가지수가 하락하면서 글로벌 조선업황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클락슨 지수 하락은 고부가가치 선박을 위주로 수주에 나서고 있는 우리나라 조선업체들에게 별다른 영향은 없다”면서 “업계는 지수 하락에 일희일비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반대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업체들이 오히려 수혜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선박 가격이 하락하면서 미뤄왔던 선주사들의 발주가 재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주사들의 경우 친환경 기술이 적용된 에코십(Eco ship) 등 고품질의 선박들을 선호하고 있어 우리나라로 발주물량이 넘어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진국의 경기회복으로 상선시장 회복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며 “클락슨 선가지수와 무관하게 우리나라 조선업계의 경우 고품질의 고부가가치 선종들을 중심으로 수주행진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기준 7월 한 달간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량은 139만9378CGT(45억7700만 달러)로, 중국과 일본을 앞지르며 1위에 올랐다.업계 관계자는 “7월 한 달간 유조선과 가스운반선 수주를 비롯해 대우조선해양의 야말 프로젝트 쇄빙 액화천연가스(LNG)선 계약 체결 등 빅3 조선소의 선박 수주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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