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해운업계 생존위한 ‘합종연횡’…국내 중소선사는 ‘고사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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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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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 해운업계의 장기불황으로 글로벌 대형 선사들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고 있다. 해운업 장기불황에 따른 생존전략의 일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시도가 어려운 국내 중소선사들은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면서 고사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해운선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는 2위인 스위스의 MSC는 해운동맹체인 2M을 결성하고 출범을 준비 중이다.

이들은 글로벌 3위 선사인 프랑스의 CMA-CGM과 함께 P3 얼라이언스를 준비했으나, 지난달 중국 정부의 불허에 따라 출범이 무산된 바 있다. 이번 2M은 P3의 차선책인 셈이다.

여기에 이들에게 밀려난 CMA-CGM도 아랍계 선사 UASC와 중국의 CSCL과 함께 얼라이언스 구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형 선사들이 이처럼 연합체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글로벌 해운업계가 오랜 불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지난 2000년대 후반 글로벌 해운시장의 호황기와 중국발 물동량 증가로 공급이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각 해운사 간 경쟁이 심화된 것도 이 같은 움직임의 배경이다. 호황기에 대량으로 제작된 선박들이 줄어든 물량을 따내기 위해 과잉경쟁을 하다 보니 운임이 낮아져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세계 1위 선사인 머스크를 비롯해 1~3위 선사가 동맹체를 구축하려 했다는 것 차제가 현재 글로벌 해운시장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주는 예”라며 “당분간 공급 과잉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각 해운사별 합종연횡도 점차 심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1, 2위 해운업체인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역시 최근 자사가 속한 얼라이언스의 결속력을 강화하고 네트워크 규모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속한 CKYHE는 지난 2월 세계 4위 해운선사인 대만의 에버그린을 영입하는데 성공해 네트워크 역량을 강화했고, 현대상선의 G6 역시 지난 4월 미국에서 협력항로 확대안을 승인받으며 영향력을 키웠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도 시도하지 못하는 국내 중소 선사들은 고사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근해에서 원자재를 주로 나르는 국내 중소 벌크선사들은 줄어드는 물량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선박을 운항하고 있으나 물동량이 턱없이 부족하고, 운임 역시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 벌크선 운임지수인 BDI는 최근 성수기를 타고 조금 오르긴 했으나 지난 3월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8월14일 현재 BDI지수는 871로, 지난해 말 2277에 비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국내 중소 벌크선사들은 물량이 없어 보유한 선박도 운항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태가 심각하다”며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하다보니 정부 지원책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정부에서 해운업 지원책의 일환으로 내 놓은 P-CBO(신규발행채권 담보부증권) 지원은 부채비율 650% 이하, 신용등급 BB- 이상의 기준을 충족해야 하지만 대부분의 중소 선사들은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실질적인 지원 대상에서 벗어나 있다.

국내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대로 가다가는 기존의 대형 해운선사를 제외하고 나머지 중소 해운선사들은 모두 고사할 수 있다”며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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