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한국은행이 14일 8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하한 2.25%로 결정하자 야권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5개월 동안 동결한 금리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 추진 직후 인하되자 독립적인 한국은행이 최경환호(號)에 백기 투항했다는 비판까지 제기됐다.
특히 지난 18대 대선 당시 ‘중산층 70%’ 공약을 내세운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1년차와 2년차 중반까지 실물경제 회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빚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경기부양을 꾀하자 사실상 ‘포괄적 금융안정’ 정책을 포기한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성장과 물가의 ‘하방 리스크’와 ‘소비심리 위축’ 등 경기 둔화가 현실화된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가계부채 1000조 시대를 외면한 금융 불안정 정책이라는 것이다.
경제학 교수 출신인 새정치민주연합 홍종학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단행과 관련해 “최경환 장관의 경기부양책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외면한 채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위해 양적 완화에만 매달리는 대증요법”이라며 “한국은행마저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에 투항한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홍 의원은 △고령화 △사회 양극화 △세계경제의 변동성 증대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위기 상황을 언급하며 “이에 대한 문제의식 없이 정권 논리에만 순응했다”며 “새 경제팀의 위험한 도박에 한국은행이 무조건 쫓아가는 형국”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증가 해결책 △향후 예상되는 미국의 금리인상에 대한 대응방안 △단기 경기부양을 위한 금리인하의 부작용 등을 국정감사에서 따져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정치연합 정책위원회(위원장 우윤근)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1000조원에 달하는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는 더 많은 부채를 유발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정책위는 “한은이 금리 인하에 안주하지 말고, 폭등하는 가계부채와 금융권의 잠재적 부실 가능성에 대해서도 정부를 향해 경고를 해줘야 한다”고 말한 뒤 “통화정책이 권력의 입맛에 맞도록 휘둘리게 되면, 경제 전체에 엄청난 후유증을 남기게 된다”고 말했다.
정책위는 또 “한국은행이 정부의 눈치를 보며 통화 정책을 수립했다면,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며 “정부가 더 이상 한은에 대해서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4일 이달 기준금리를 2.25%로 결정했다. 이는 종전보다 0.25% 포인트 인하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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