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왔던 독일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독일의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면서 유럽 전체 경기둔화 우려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독일 연방통계청은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잠정치가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 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0.1%)는 물론 1분기 성장률(0.8%)에 비해서도 낮은 수치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도 1.2% 성장에 그쳐 시장전망치인 1.4%와 이전치 2.3%를 모두 밑돌았다.
통계청은 독일의 2분기 경제위축 요인으로 해외무역과 건설부문의 투자부진을 꼽았다.
특히, 이 같은 독일 경제 둔화세에는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의 대(對)러시아 경제제재 조치에 따른 여파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독일은 유럽국가 중에서 러시아와 가장 많은 경제교류를 하고 있는 만큼 수많은 국내 기업들이 이에 따른 직격탄을 맞으면서 독일 경제 전체를 흔들고 있다.
이에 앞서 발표된 여러 경제지표들 또한 독일 경제 전망에 '적신호'를 보내왔다.
유럽경제연구센터(ZEW)가 전날 발표한 독일의 8월 경기기대지수는 8.6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의 27.1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17.0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결과다. 이로써 지수는 8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으며 2012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 기업들의 경기체감도를 나타내는 대표 지수인 ZEW의 경기기대지수는 6개월 후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지수가 하락했다는 의미는 독일 경제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또 지난 6일 발표된 6월 독일의 제조업 수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기업들이 대규모 주문을 뒤로 미룬 탓에 전월보다 3.2% 급감, 시장 예상치인 0.8%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또 다음날 발표된 독일의 6월 산업생산도 전월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쳐 시장전망치인 1.4%에 크게 못 미쳤다.
그간 유로존 경제의 중추 역할을 해왔던 독일이 휘청거리면서 유로존 장기불황 및 디플레이션 우려도 고조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경기부양책 압력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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