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인천) 이소현 기자 = “브레이크, 브레이크, 브레이크!”
무전기 너머로 들려오는 BMW 인스트럭터의 목소리는 날카로웠다. 본격적인 드라이빙 코스 체험에 앞서 BMW의 고성능 M 모델 시리즈와 익숙해지기 위한 준비단계임에도 긴장감은 최고조였다. 인천 영종도에 자리 잡은 BMW 드라이빙센터는 과속으로 인한 타이어 타는 냄새는 물론 코너를 돌며 노면과 바퀴가 마찰하면서 생기는 굉음으로 가득했다.
BMW코리아가 770억원을 투자해 만든 BMW드라이빙센터 공식개장을 앞두고 지난 13일 'BMW M트랙 데이 2014'를 개최했다. 아시아에서 최초, 세계에서 독일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세운 BMW 드라이빙센터는 약 24만㎡(7만2600평)의 규모로 트랙과 브랜드 체험센터, 트레이닝 아카데미, 서비스센터, 친환경 공원 등 총 5가지 시설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이다. 다양한 코스에서 BMW의 차량 운전체험과 라인업 전시, 어린이 교육 등이 이뤄진다.
이번 행사는 총 3일간 ‘M, 세상에서 가장 강한 글자’를 주제로 열렸으며 M 고객 180명과 동반자 180명 등 총 360명이 참가했다. 지난 부산 모터쇼에서 국내 최초로 선보인 BMW 뉴 M3 세단과 뉴 M4 쿠페를 비롯해 M5 세단, M6 쿠페·그란 쿠페 등 모든 M 모델 라인업이 동원됐다.
독일 현지에서 온 BMW 인스트럭터들은 드라이빙 코스 체험에 앞서 자동차 운전시 가장 이상적인 자세를 설명했다. 특히 9시와 3시 방향 핸들에 손을 얹고 운전하는 자세를 강조했다. 이는 운전조종에 있어 안정성은 물론 핸들에 있는 다양한 기능 버튼을 편리하게 조작하기 위함이다. 로렌스 인스트럭터는 “차에 흐름에 심각하게 저항하려고 하면 악영향이 미친다”며 “차를 이기려고 하지말고 느끼라”고 주문했다. 이날 새로운 운전기술보다는 안전을 위한 기본자세를 다진다는 마음으로 평소 한 손으로 운전대를 잡았던 나쁜 습관을 고쳐보려 했다.
최종석 인스트럭터는 무엇보다 ‘브레이크’ 사용을 강조했다. ‘신속하게, 강하게, 정지할 때까지’의 브레이크 사용 3단계를 참가자들에게 주입시켰다. M시리즈는 431~560마력의 강력한 엔진힘을 자랑하고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도달까지 단 4초대면 충분하기 때문에 어느때보다 부드럽게 가속페달을 밟을 것을 주문했다. 파란색 M5 차량을 시승했는데 고성능 차량답게 정말 살짝만 밟아도 거대한 엔진음을 내며 높아지는 가속력을 느낄 수 있었다.
BMW 드라이빙센터의 4가지 코스는 △BMW의 차체자세제어장치(DSC) 기능을 경험할 수 있는 다이내믹코스(Dynamic Course) △트랙에 세워진 콘을 요리조리 지나쳐 시간기록을 재는 멀티플코스(Multiple Course) △일반도로에서는 낼 수 없는 200㎞대의 속력과 급코너링을 경험할 수 있는 액셀레이션 및 핸들링코스(Acceleration&Handling Course) △회전속도가 커서 바깥으로 미끄러져 나가는 현상(언더스티어)과 안쪽으로 미끌어져 들어오는 현상(오버스티어) 현상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서큘러 코스(Circular Course)로 구성돼있다.
이날 행사의 백미는 극한의 상황에서 핸들조작 없이 차량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다이내믹코스였다. 아파트 지하주차장 바닥인 우레탄에 물이 뿌려진 것과 같은 상태의 노면에 시속 50~60㎞로 가속해 달리자 차체가 돌아갈 만큼 흔들렸다. 차량을 믿고 핸들 조작을 멈추자 DSC가 작동해 차체가 자동으로 제자리를 찾았다. 그러나 평소 경험하지 못했던 상황이라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기도 전에 분수 2열이 차례로 올라왔다. 순간 당황해 정신없이 페달을 밟았는데 브레이크가 아닌 가속페달을 밟아 또 물기둥과 부딪혔다. 2열의 분수를 통과하고 나서야 급브레이크를 밟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는 트럭에서 물건이 떨어지는 등 2차 사고를 대비한 훈련이었는데 핸들을 과도하게 조작할 경우 오히려 차체가 급격히 회전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인스터럭터들은 아예 양손을 놓고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M 고객들이 전문적인 트레이닝을 받는 동안 동반 참가자에게는 M 택시 드라이빙, 오프로드 코스 체험, 모터사이클 라이딩 체험 서비스 등 별도의 프로그램이 제공됐다.
M 택시 드라이빙 프로그램은 독일 현지에서 온 카레이서가 운전하는 뉴 M6 쿠페에 탑승해 차량의 성능을 경험했다. TV에서만 보던 굉음을 내고 달리는 자동차 경주를 직접 체험했는데 그 순간만큼은 안전벨트의 중요성을 다시금 느꼈다. 급격한 코너링으로 구불구불한 곡선구간을 최단거리로 달리는 카레이서 덕분에 등골이 오싹해졌으며 560마력에 달하는 V8 M 트윈 파워 터보엔진의 힘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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