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난 ‘무명’ 양건(21·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2)이 아마추어골프 세계 최고권위를 지닌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캐디의 보이지 않는 힘이 크게 작용했다.
양건은 이 대회를 앞두고 마땅한 캐디가 없어 대회장인 애틀랜타 어슬레틱코스에 캐디추천을 의뢰했고 회원인 리처드 그라이스(55)가 낙점됐다.
둘은 대회 직전주 토요일 연습라운드때부터 호흡을 맞췄다.
그라이스의 핸디캡은 9다. 그라이스의 딸도 대학 골프선수여서 몇 차례 딸의 골프백을 메고 캐디 역할을 했다고 한다.
직업 때문인지 그라이스는 양건에게 클럽 선택이나 공략 각도 등에 대해 ‘확률 골프’를 권장하기도 했으나 양건은 자기 방식대로 했다고 한다. 특히 캐디와 선수의 의견이 갈렸던 13번홀(길이 364야드)에서도 양건은 드라이버로 티샷하는 고집을 부렸다.
양건은 “어떤 때에는 방어적으로 플레이를 해봤지만, 결과는 때때로 좋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아이언 티샷으로 될 홀에서도 그는 드라이버를 쳐 볼을 홀에 최대한 갖다붙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물불 안가리는 젊은 아마추어 선수, 그리고 그의 백을 멘 노련한 변호사 캐디의 조합이 우승까지 일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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