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국내 게임산업의 위기가 구체화되고 있다. 18일까지 발표된 주요 국내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은 웹보드게임 규제로 인한 파장과 온라인게임의 고전, 그리고 모바일게임의 경쟁 심화 등으로 요약된다. 일부 기업들의 약진이 눈에 띄지만 여전히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글로벌, 특히 중국 시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높다. 오히려 경직된 국내 게임산업의 빈틈을 노린 해외 국가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어 산업 기반의 붕괴 위험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산업이 위기를 벗어나 또 한 번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의 규제 완화 조치 및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보조하기 위한 정책 수립이 선행되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분기 주요 게임사들의 실적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모바일게임의 약진이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게임빌은 2분기 매출 332억원, 상반기 매출 610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2%와 61% 증가한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컴투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12% 늘어난 4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특히 영업이익에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754%나 성장한 140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5000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장악했던 넷마블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172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8월 11일 CJ E&M의 종속기업에서 탈퇴한 넷마블은 오는 10월 1일 CJ 게임즈와 합병, 게임통합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하며 다시 한 번 도약을 꿈꾸고 있어 업계의 기대감이 크다.
반면, 웹보드 규제라는 암초에 발목이 잡힌 기업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전 분기 대비 21.3% 하락한 1198억원의 매출에 그쳤으며 분사 이후 처음으로 영업손실(73억원)까지 기록했다.
웹보드 게임의 비중이 높은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전 분기 대비 33%와 74% 하락한 441억원의 매출과 4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그나마 모바일게임 대응이 발빨랐던 넷마블만이 웹보드 게임의 피해를 최소화시키며 규제 암초를 가까스로 비켜갔다.
오랜 침체에 빠진 온라인게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전분기 대비 20% 증가한 2138억원의 매출과 46% 증가한 649억원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켰지만 신작 부재에 따른 시장 전반의 분위기는 여전히 하향세라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주요 게임사들의 2분기 실적에서 확인할 수 있는 건 모바일게임 의존도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시장 규모로는 여전히 온라인게임 시장(2013년 7조3000억원, 모바일게임 시장은 1조2000억원 추정)이 압도적이지만 게임사의 성장 원동력이라는 부분에서는 모바일게임이 중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넥슨의 경우, 지난 7월 8일 미디어 쇼케이스를 통해 13종에 달하는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을 선언하는 등 전방위적인 모바일게임 강화 전략을 실행중이다. 이런 추세라면 당분간 국내 게임사들의 모바일게임 의존도는 점차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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