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인권침해' 인강원, 피해자 폭행부인 확인서 강요… 서울시장에 조치 권고

[자료=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사회복지법인 인강원 내에서 거주인들에게 '2차 인권침해'가 발생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지난 3월 국가인권위원회의 시정·권고 결정 이후에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서울시장에게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이번 인강원 2차 인권침해는 국가인권위원회 시정·권고 이틀 뒤인 3월 14일 이미 퇴사한 가해자 교사가 시설로 찾아오면서 발단이 됐다.

해당 교사는 피해자들에게 국가인권위원회의 발표 내용이 '사실이 아니다'란 확인서 작성을 강요, 관련단체 활동가로부터 서울시 인권센터에 조사를 신청해 이뤄졌다.

조사 결과, 퇴사한 가해자 교사가 무단으로 인강원을 방문해 피해진술 거주인 4명(미성년자 1명포함)과 각각 만났다. 당시 '쇠자로 맞은 적이 없다'는 취지의 확인서를 쓰고 지장을 찍도록 강요했고, 이 과정에서 확인서를 쓰지 않으면 감옥에 갈 수 있다고 협박했다.

강제 확인서 작성 이후 신임원장은 올해 3~4월에 걸쳐 가해교사 2명을 인강원으로 두 차례씩 내원시켰다. 이에 따라 피해자들의 불안감과 두려움이 가중됐다는 게 시민인권보호관 설명이다.

장애인 생활시설인 인강원은 시설 거주자들에 대한 보호의무가 국내법과 국제법으로 엄격히 규정됐다. 그러나 인권침해 피해 거주자들에 대해 보호조치를 하지 않았다.

시민인권보호관은 이러한 인강원의 행위는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국가로부터 인권을 보호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윤상 시 시민인권보호관은 "복지시설에서 인권침해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 사후조치가 신속하게 뒤따라야 2차 피해 확대를 막을 수 있다"며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현실에서 지도·감독기관인 서울시의 재발방지 대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