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이었던 양건(21·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2)이 아마추어 골프대회중 가장 권위있는 제114회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양건은 그 덕분에 내년 마스터스·US오픈·브리티시오픈 등 남자골프 3개 메이저대회 출전권을 획득했다.
양건은 17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존스크릭의 애틀랜타 어슬레틱클럽 하일랜즈코스(파71·길이7208야드)에서 열린 대회 결승(36홀 매치플레이)에서 코리 코너스(22·캐나다)를 2&1(한 홀 남기고 두 홀차 승리)로 물리쳤다.
양건은 1993년 강원도 평창에서 태어나 호주를 거쳐 미국으로 갔다. 그는 현재 세계 아마추어랭킹 776위로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해 스트로크플레이 36홀을 통과하고 여섯 차례의 매치에서 내리 이기며 우승을 차지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8강전에서는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올리 슈나이더잔(미국)을 꺾어 주목받았다.
양건은 지난해 5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받았다. 타이거 우즈가 지난 3월 받은 수술과 비슷하다. 그 때문에 대회에 자주 나가지 못하고 정상적인 컨디션을 유지하기 어려웠으나 우승까지 내달았다. 그의 아버지 양성진씨(54)는 “수술을 받을 때만 해도 아들이 더이상 선수생활을 하지 못할 줄 알았다”고 말했다.
양건은 이날 한 차례도 코너스에게 뒤진 적이 없이 내내 매치를 리드했다. 양건은 오전 18홀 매치에서 1홀차로 앞섰으나 오후 매치 첫홀을 내주며 코너스와 ‘올 스퀘어’를 이뤘다. 두 선수는 23번째 홀까팽팽히 맞서다가 양건이 24,25번째 홀을 연달아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32번째 홀에서 5.4m거리의 버디퍼트를 성공하며 다시 2홀차로 앞선 양건은 33번째 홀에서 결정적인 파세이브를 했고, 35번째홀(파3)에서 60㎝거리의 파퍼트를 넣어 경기를 마무리했다.
서울 오륜초등학교 5학년말에 골프에 입문한 양건은 초등학교를 마친 후 호주로 골프유학을 떠났다. 중학교 때 호주로 가 5년간 머물렀기 때문에 고향이 같은 이수민 선수 말고는 한국에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호주에는 대학골프팀이 없어서 양건은 2011년 미국으로 가 캘리포니아주 토리파인즈 고교 12학년(한국으로는 고3)에 편입한 후 대학 코치의 눈에 띄어 샌디에이고 주립대에 들어가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그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대학을 졸업한다는 계획이다. 따라서 이 대회 챔피언에게 부여되는 내년 마스터스·US오픈·브리티시오픈에 출전할 계획이다.
이 대회에서 양건의 백을 멘 사람은 애틀랜타 어슬레틱클럽의 회원이자 변호사인 리처드 그라이스(55)다. ‘마스터스에서 선수 백을 메는 것이 꿈’이라는 그라이스의 청을 들어 2015마스터스에서도 그라이스와 함께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GC에 갈 생각이다.
양건은 이날 오전 매치 마지막홀인 18번째 홀(파5)에서 티샷을 333야드 보낸후 2온을 하고도 3퍼트로 파를 기록했다. 그는 드라이버샷을 300야드정도 날리는 장타자이며, 가능하면 볼을 홀에 가까이 갖다놓으려는 의도아래 공격적인 플레이를 한다. 그 점이 매치플레이로 치러지는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
양건은 “잭 니클로스처럼 골프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선수가 되고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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