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승무원 9차 공판 '안산 생중계' 유족 '탄식, 눈물'

법정에 100인치 스크린 설치…법원 "항소심까지 생중계"

[사진=아주경제]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광주지법에서 열린 세월호 승무원 9차공판이 유족들이 거주하는 수원지법 안산지원에 생중계됐다.
 
19일 오전 10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410호 법정 재판부 앞에 설치된 100인치 크기의 스크린을 통해 광주지법의 재판과정이 고스란히 중계됐다. 유족들은 증인석에 앉은 해경이 선내진입의 명령이 없었다는 회피성 발언을 할때마다 탄식을 터뜨렸다.

첫번째 증인으로는 목포해경 소속의 이씨(29)가 나왔다.

"피고인들 가운데 유리창을 깨고 승객 대피를 도운 사람이 있는가"라는 검사 질문에 해경 이씨의 침묵이 길어지자 유족들은 흐르던 눈물을 닦았다.

이어 세월호 침몰 당시 이씨와 함께 목포해경 123정에 탔던 의경 김모(22)씨 증인신문 때에는 방청석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왔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승객이 어디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나", "해경이 구조에 적극 나서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김씨가 "생각 못했다", "모르겠다"라고 답하자 야유와 실소가 나왔다.

또한 "해경이 가장 먼저 구조한 사람들이 선원인 줄 몰랐다", "퇴선 유도 방송을 했어도 헬기 소음 때문에 승객들이 듣지 못했을 것"이라는 김씨 진술이 이어지자 일부 유족은 "거기에 왜갔냐", "말이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유족들은 이날 출입증일 받고 오전 9시 50분께부터 법정에 입장해 재판 시작을 기다렸다. 방청석은 84석 가운데 50석이 찼다.

대부분 유족이 노란 리본을 가슴에 달거나 노란 팔찌를 팔목에 찼으며 일부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라는 문구의 티셔츠를 입고 법정에 나왔다.

전날인 18일 단원고가 여름방학을 끝내고 개학함에 따라 생존 학생들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세월호 재판' 생중계는 지난 6일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에 따른 것이다.

또한 재판장에는 유족 보호를 위해 대법원 파견 직원 2명 등 5명의 법원 관계자가 미리 방청 허가를 받은 취재진대표 6명을 제외한 일반인의 법정 출입을 통제하고 의료진을 배치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안산지원 관계자는 "항소심 재판까지 생중계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오전 공판은 11시 50분쯤 마무리됐으며 오후에는 헬기 기장 2명에 대한 증인 신문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