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정국서 한층 커진 김무성·문재인 역할론…역학구도 재편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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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19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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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일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후 묘역에 헌화를 하고 있다.[사진=아주경제 남궁진웅 기자 tim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세월호 정국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의 존재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여야가 세월호 정국의 변곡점마다 특별법과 민생 법안의 분리 처리 여부를 놓고 사즉생의 각오로 대치하자 양당 차기 대권 잠룡 1순위인 이들의 ‘역할론’이 급부상하고 있다.

7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인 19일 이들은 저마다 세월호 유가족들과의 면담 등을 통해 실타래처럼 엉킨 대치 정국을 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하지만 해법은 달랐다. 김 대표는 세월호 특별법과 민생 법안 분리 처리, 문 의원은 특별검사제(특검) 추천권의 당위성을 각각 설파하면서 각기 다른 리더십을 선보였다.

세월호 아젠다를 둘러싸고 보수와 진보의 이념 갈등, 세대 간 간극 등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이들 중 누가 얼어붙은 정국을 녹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할 대목이다. 

우선 김 대표는 이날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연합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세월호 담판 협상에 앞서 세월호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 김병권 위원장과 김형기 수석부위원장, 전명선 부위원장, 박주민 변호사 등을 만났다. 18일에 이어 두 번째 면담이다. 

1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김 대표와 유가족들은 진상조사위원회의 특별 검사제(특검) 추천권 부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사진=문재인 의원실 ]


김 대표 측은 회동 직후 “일단 오늘은 지켜보자”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정치권 안팎에선 김 대표가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 대표가 7·30 재·보선 압승에도 ‘혁신 작렬’ 등 레토릭만 요란할 뿐 구체적인 당 개혁 비전을 선보이지 못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전략적 행보에 나섰다는 얘기다. 

반면 문 의원은 의원은 같은 날 서울 광화문 광장을 찾아 세월호 참사 희생자인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에게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문 의원은 단식 농성 중인 김씨를 찾아가 “건강이 걱정된다”며 “내가 단식할 테니 이제 그만 단식을 그만두시라”고 말했다.

문 의원의 만류에도 김씨는 “단식을 계속하겠다”고 버텼고, 곧 이어 문 의원은 김씨와 함께 앉아 ‘동조 농성’에 돌입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극한 대립만이 난무한 민생 파탄 정국에서 이들이 단순 수사를 넘어선 합의의 구체적인 실행 프로그램을 선보일 경우 차기 대선 레이스의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불법 대선 개입 사태와 NLL(서해 북방한계선) 논란 등으로 여야 대치가 심화된 터라 세월호 정국을 풀어내는 쪽이 통 큰 결단을 통한 ‘맏형 리더십’의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의 8월 둘째 주 정례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 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김 대표는 16.3%로 2위, 문 의원은 13.8%로 3위를 각각 기록했다. 1위는 박원순 서울시장(18.4%)이 차지했다.

이들의 행보가 박근혜 정부 집권 2년차 정국 주도권은 물론 차기 대선 주자 헤게모니 쟁탈전의 중대 분수령인 까닭이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세월호 정국을 풀 수 있는 자가 차기 대선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다는 점에서 모험에 가까운 아젠다 잡기에 나선 것”이면서 “김 대표는 ‘보수 개혁’의 리더십을, 문 의원은 포용력을 앞세운 통합 리더십을 선보여야 하는 시험대에 오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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