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나 부동산 모두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부동자금을 본격적으로 끌어들이기에는 불확실성이 만만치 않다. 결국 부동자금이 은행 이자 플러스(+) 알파(α)를 노리며 안전자산에 머물거나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찾아다닐 공산이 크다.
◆중박 노린다면 해외채권
단기 금융시장을 보면 기업 운전자금을 비롯해 애초 장기투자로 전환하기에는 어려운 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객예탁금 잔고는 이달 들어 17조원에 육박하며 1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올라섰다. CMA 잔고도 45조원에 바짝 다가서면서 2011년 2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주요 증권사는 이런 돈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이른바 중박 상품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때 연 7~8%를 넘나들던 해외 하이일드채권 수익률이 한풀 꺾이기는 했지만, 국내 부동자금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해외 하이일드채권 금리는 현재 5% 중반으로 국내 채권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미국이 경기를 낙관하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금리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은 변수다. 투자하는 나라나 기업을 다양화해 위험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박성현 미래에셋증권 상품기획팀 과장은 "금리인상이 예상되는 시점이라 조심스럽지만, 해외 채권형펀드가 국내 상품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며 "선진국 국공채나 하이일드채를 다양하게 담고 있는 자산배분형펀드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장기 투자자에겐 브라질채
10년 이상 투자로 목돈을 마련할 생각이라면 브라질 채권이 기회가 될 수 있다. 브라질채는 10년 만기 상품을 기준으로 연 수익률이 10%(환율변동 제외)에 이른다.
이민구 NH농협증권 수석연구원은 "10년짜리 브라질채를 사서 원금 60%를 날려도 만기에 약 2.7%에 달하는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얘기"라며 "물론 중간에 환매할 가능성이 있는 자금이라면 투자에 적합하지 않다"고 전했다.
아시아권 투자적격등급(BBB- 이상) 채권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한석 KDB대우증권 과장은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 증시에 대해 고평가 문제를 지적하면서 아시아쪽 하이일드채로 글로벌 자금이 몰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글로벌 자금이 최근 수일 만에 유로존 증시에서 35억 달러 이상을 빼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5.5%짜리 은행상품도 아직 있어
은행 금리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아직 잘 고르면 연 5%대 이자를 받을 수 있는 상품도 있다. 목표달성형 상품이 대표적이다. 고객 입장에서 비교적 쉽게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고 은행도 '미끼'를 제공해 자금이탈을 막을 수 있다.
하나은행은 최대 연 5.5%를 제공하는 '난 할 수 있어' 적금을 연말까지 한시 판매하고 있다. 연 3.0% 기본금리에 '나 자신과 약속'을 2가지 설정할 경우 연 1.0% 우대금리가 추가된다. 여기에 스마트뱅킹 신규가입자나 전자지갑 '하나N월렛' 이용자에게는 연 1.5% 우대이율을 또 얹어준다.
우리은행이 내놓은 '우리함께 행복나눔 적금'도 마찬가지다. 최대 연 6% 금리를 제공한다. 고객 기부금 기록이 국세청에 자동으로 남기 때문에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 혜택도 볼 수 있다.
다만 이런 상품은 월 납입한도가 최대 20만원 이내다.
이른바 '파킹통장'으로 불리는 수시입출금통장도 인기다. 정기예금처럼 1년까지 묶어두지 않아도 정기예금보다 많은 이자를 주기 때문에 단타로 돈을 굴리기 좋다.
한국씨티은행 관계자는 "확실한 투자처가 나타나면 즉시 투자할 수 있어 '강남 큰손'에게 인기"라며 "상품 출시 2개월 만에 1조원대 수신을 달성했고, 최근 기준금리 인하로 금리가 조정됐지만 여전히 가입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