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무엇을 남겼나…창작과 비평등 학술지들 중 조명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 학술계간지들이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한국사회의 여러 단면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눈길을 끈다.

'창작과 비평'(창비)은 2014년 가을호 좌담 꼭지 '대화'에서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는다: 세월호를 넘는 청년들'이라는 제목 아래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기성의 틀에서 벗어난 삶을 상상하고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좌담에는 창비 편집자 박주용, 시민운동가 김성환, 청년논객 박가분, 다큐멘터리 감독 조세영 등 20~30대가 참석해 각자의 영역에서 발견한 한국사회의 적폐와 유산을 공유하고 한국사회가 나아갈 바를 제시했다.

이번호 '논단과 현장'은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의 기고문 '대한민국 관료제의 대수술을 제안한다'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한국사회 관료제의 오랜 병폐 속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극단적 사례로 인식하고 성공적 관료개혁을 위한 원칙을 정리한다.

아울러 '세월호 이후 한국사회 무엇을 바꿀까' 특집을 마련해 세월호 참사와 군대 내 폭력 등 최근 현안이 된 한국사회의 문제점을 다각도로 진단했다.

김종엽 한신대 교수는 기고문 ''사회를 말하는 사회'와 분단체제론'에서 '○○사회'로 표현되는 최근 유행 담론의 성취와 한계를 짚는다. 이어 한국사회의 여러 문제와 이를 극복하려는 혁신 동력 간 역동적 관계를 파악하려면 분단체제를 시야에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불확실한 삶에서 움트는 신군사주의'를 쓴 김엘리 이화여대 특임교수는 분단체제하에서 구조화한 군사주의가 신자유주의를 만난 결과 단순한 폭력과 억압의 지배방식을 넘어 대중의 삶 속에서 작동하는 신(新)군사주의로 진화했다고 진단한다.

이밖에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드러난 한국 언론의 문제점과 가능성을 짚은 정연우 세명대 교수의 글, 기존 '운동권'의 사고방식과 실천 양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운동하는 삶의 문화'를 강조한 유정길 전 에코붓다 공동대표의 글도 실렸다.

계간 '시대정신' 가을호도 '세월호 사태로 읽는 한국사회' 특집을 마련,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노출된 한국사회의 취약점을 직업윤리, 공직윤리, 종교 자유, 언론 자유의 4개 주제로 짚어봤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논문 '일이 곧 사람이다'에서 세월호 사건을 통해 '직업윤리의 부재 또는 부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지적하면서, 근대적 직업윤리 발달의 토대가 결여된 전통 한국사회의 특징을 그 원인으로 지목한다.

 장영수 고려대 교수의 글 '공직자윤리 정립을 위한 방안'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부패방지법인 '김영란법'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상황을 소개하고, 공직자 윤리가 공직자뿐 아니라 국민 모두의 문제라는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이동관 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 총장·이창원 한성대 교수·홍성기 아주대 교수가 세월호 참사를 주제로 의견을 나눈 특별좌담 전문도 실렸다.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발간하는 반년간지 '시민과 세계'도 특집 좌담 '세월호와 지방선거 그리고 진보의 길'을 통해 세월호 참사 이후 정치적 변화를 점검하고 6·4 지방선거 이후 진보진영이 나아갈 길을 모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