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소송' 건보공단 먼저 칼 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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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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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다음달 12일 담배소송의 첫 변론기일이 확정된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선공에 나섰다.

건보공단은 오는 22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세계보건기구 서태평양지역사무처(WHO WPRO), 한국금연운동협의회, 대한금연학회 등과 대규모 국제심포지움을 개최키로 했다.

'국민들이 함께 공감하는 소송으로 만들겠다'는 건보공단의 입장을 실행할 계획이다. 

건보공단 측은 지난 4월14일 소송 제기에 앞서 "이번 담배소송은 국내·외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협력을 토대로 국민적 소송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이번 심포지움에서는 담배의 해악과 담배회사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진실을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담배규제정책으로서 담배소송이 가지는 의미와 중요성 등을 논의한다.

미국 하원 청문회에서 ‘담배의 중독성’을 증언한 최초의 담배회사 내부고발자 빅터 디노블 박사, 24조원이라는 거액의 징벌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 사건에서 전문가 증언을 한 스탠포드대학의 로버트 프록터 교수, 미국 연방정부의 담배소송을 이끌어 1700페이지에 달하는 케슬러판결을 이끌어 낸 전 연방정부 법무담당 샤론 유뱅스 변호사도 참여해 건보공단 측에 힘을 싣는다.

프록터 교수는 역사학자 입장에서 담배회사들이 담배의 유해성을 은폐하기 위해 대중들을 어떻게 기망해 왔으며, 흡연을 미화하고 흡연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사용한 담배회사들의 마케팅 전략과 음모를 상세히 알려줄 것으로 예상된다.

빅터 디노블 박사는 담배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연구한 내용과 이 연구결과에 대해 실험실을 폐쇄하면서까지 은폐하려 했던 담배회사, 그리고 해고된 지 10년 만에 미국 의회 청문회에서 증언하게 된 과정과 그 이후 변화들에 대하여 상세히 밝힐 계획이다. 

디노블 박사의 연구결과, 니코틴은 뇌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도파민을 방출해 중독성을 유발시키며, 아세트알데히드와 결합하면 엄청난 중독성을 갖는다는 사실을 실험으로 확인했다.

이밖에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문창진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당사국총회 의장도 이번 심포지움에 함께해 정부 차원의 지지를 표명한다.

서홍관 금연운동협의회장은 "국내 담배회사들이 담배의 유해성을 어떻게 부인해 왔는지를 담배회사의 내부 자료와 전 담배회사 직원의 목소리로 확인하게 될 것"이며 "담배의 판매 촉진을 위해 자행되는 불법적인 마케팅과 어용단체를 통한 여론 조작 실태와 함께, 담배회사들과 우리나라 일부 국회의원간의 밀착관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대 건보공단 이사장은 “담배의 해악과 담배회사의 행태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특히 미국 담배소송의 역사를 바꾼 국외전문가들의 경험을 우리가 공유한다는 데에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오는 9월 12일 오후 2시 첫 변론기일을 지정함에 따라 건보공단과 담배회사들 간의 본격적인 법정 공방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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