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최경환 부양책' 성공하려면 입 닫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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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0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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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미 금융부 기자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이끄는 새 경제팀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발표되기 전이었다.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에 따른 부작용을 묻기 위해 연구소 몇 곳에게 전화를 돌렸다.

그러나 연구원들의 의견을 들을 수 없었다. 하나같이 "아직 연구원의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현재로서는 입장을 전할 수 없다"는 일관된 답변이 돌아왔다.

이상한 일이었다. 연구원들에게 어떤 정책이나 현상에 대해 평가를 구하면 스스럼없이 생각을 풀어주곤 했기 때문이다. 물론 본인이 속한 연구소의 공식입장도 함께 언급했다.

의문은 금세 풀렸다. 평소 친분이 있던 한 연구원이 털어놓길, "한마디로 아직 시행도 안한 정책에 괜히 '찬물' 끼얹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것이다.

비슷한 '오더'가 한국은행에도 내려진 것일까. 지난 14일 금융통화의원회는 '경제주체들의 심리회복'을 이유로 기준금리를 15개월 만에 내렸다. 이미 지난해 10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에 대해서도 의견을 바꿨다.

이주열 총재는 "현 상황에서 가계부채 증가세가 그렇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가계부채가 이미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고 넘어섰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던 이 총재였다.

연신 '금리를 내린 것은 금통위의 독자적인 판단'이라는 해명이 오히려 '초이노믹스'의 위세를 등등하게 했다.

경기에 활력을 돋우려는 최 부총리의 추진력에 딴죽을 걸려는 것은 아니다. '물가안정을 해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정책공조를 해야 한다'는 것은 한은법에도 명시돼있는 내용이다.

그러나 정책 드라이브를 걸때는 순기능 외에 역기능도 함께 따져봐야 한다. 중앙은행 역시 기준금리를 조정할 때 그에 따른 충분한 이유와 어떤 경로로 효과를 예상하는지 등에 타당한 논리를 제시해야 한다.

기준금리 인하로 가계부채에 끼칠 부정적인 영향이 미약했던 건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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