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들에게 고정금리대출을 권했던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커질 전망이다. 다만 장기적인 시각으로 봐야하는만큼 섣불리 변동금리대출로 갈아타선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기로 결정하자, 은행 대출금리 역시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 고객들의 대출 갈아타기가 본격화 되고 있다.
일부 은행 지점에는 고정금리대출에서 변동금리대출로 전환하기 위한 문의가 평소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을 정도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서민들 입장에서는 한 푼이라도 이자를 아껴야하기 때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2011년 금융당국은 전체 가계대출의 5% 수준인 은행들의 고정금리대출 비중을 2016년 30%까지 늘린다는 내용의 '6.29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내놓았고, 이때부터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본격적으로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에서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2010년말 5.1%였지만 2011년 9.3%, 2012년 19.8%, 2013년 21.3%까지 올랐다. 올해 6월말 현재 고정금리대출 비중은 25.7%이다.
하지만 오히려 시중금리는 급락했다. 신규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2010년 연 5%에서 2011년 4.92%, 2012년 4.63%, 2013년3.86%로 떨어졌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는 3.58%이다. 또 금융당국은 지난 2월 고정금리대출의 비중을 2017년 40%까지 늘리겠다는 '가계부채 구조개선안'을 내놓기도 했다.
만약 금융당국을 믿고 고정금리대출을 받았다면 최근 3년간 1.34%포인트에 달하는 대출금리 하락 혜택을 놓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러나 장기적인 시각에선 고정금리대출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실장은 "당장은 변동금리대출이 유리해 보이겠지만 어차피 주택담보대출은 5~10년 장기간 돈을 빌리는 것이므로 멀리 내다봐야 한다"며 "현재 금리가 바닥이란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으로는 여전히 고정금리대출을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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