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여름철 성수기만 되면 ‘무늬만 저가항공’이라는 제목을 단 기사들이 쏟아진다. ‘저가항공’의 이름에 걸맞지 않게 항공운임이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우선 저가항공에 대한 명칭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서는 제주항공, 진에어 등의 항공사를 이른바 저가항공으로 부르는데 초창기 LCC 도입시기에 국제적인 개념을 적용하는데 부족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항공업계의 정확한 표현은 ‘LCC(Low Cost Carrier)’다. 이를 우리말로 표현하면 ‘저비용항공’이 더 적절한 표현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원하는 노선과 시간대의 좌석이 싸지 않거나 기존항공사와 운임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해서 ‘무늬만 저가항공’이라는 주장은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국내 항공사들의 가장 치열한 경쟁 노선인 김포~제주 항공운임을 살펴보면 LCC가 대형항공사 대비 약 20% 저렴하다. 대형항공사는 주중 9만7000원, 주말 11만원, 성수기 12만2000원이며 LCC는 주중 8만600원, 주말 9만1000원, 성수기 10만800원이다.
수송단가(yield)로 비교해봐도 LCC가 저렴하다. 올 상반기 공시된 사업보고서에 나타난 실적을 기초로 국내선에서 1명의 승객을 1㎞ 수송하는데 받는 운임을 비교해보니 대한항공은 209원, 아시아나항공은 178원, 제주항공은 112원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의 운임을 100%로 봤을 때 아시아나항공은 85%, 제주항공은 53%수준이다.
국내 LCC업계 관계자는 “노선과 시간대에 따라 대형항공사의 운임이 LCC보다 낮게 판매되는 경우도 있다”면서 “이는 대형항공사가 미끼상품으로 내놓은 할인가격이 일시적으로 LCC보다 싼 것 일뿐 LCC가 비싼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본운임을 기준으로 항공권 가격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것은 ‘구입시기’때문이다. 남들이 모두 여행가고 싶어 하는 징검다리 연휴, 설·추석 연휴, 여름휴가 기간 등은 당연히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시장원리에 맞춰 탄력적으로 운임이 결정된다.
가격면에서 소비자들은 ‘LCC 효과’를 누리고 있다. 대형항공사는 매년 평균 11%씩 운임을 인상했으나 LCC 출범 이후인 2005년을 기점으로 동결됐으며, 인상은 2012년 단 한차례만 있었다. 다양한 가격, 서비스, 노선으로 항공여행의 대중화에 기여한 측면도 있다.
이 관계자는 “낮은 운임으로 많은 승객을 태우려는 LCC는 ‘실용’을 추구하고, 프리미엄 서비스 전략을 구사하는 대형항공사와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LCC는 얼리버드 항공권 등 미리 예약할수록 더 큰 할인율을 적용시켜 소비자의 관심을 유발하고, 모바일과 홈페이지에서만 구입할 수 있는 특가항공권 제공으로 소비를 촉진시켜 운항비용을 줄여나간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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