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전남 광양시가 영화 '명량'의 흥행 돌풍을 계기로 '정유재란'을 활용한 '요우커'(遊客·중국해외관광객) 유치에 나선다.
광양시는 정유재란의 마지막 해전이 펼쳐진 광양만 일원에 대해 관광자원화 사업을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시는 우선 이순신 관련 유적지, 전쟁사, 중국(명나라)과의 연관성 고증 등을 모두 조사해 체계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
광양만은 동북방으로 섬진강 하구를 끼고 정동쪽으로는 경남 남해 노량 앞바다를 포함한 해상의 요충지다. 광양은 임진왜란 초부터 전라좌수영 관내에서 중요한 기지역할을 했다.
당시 명나라에서는 정유재란 때 일본군과 싸우고 있던 이순신 장군을 돕기 위해 진린(陳璘)도독과 등자룡(鄧子龍)장군을 파견했다. 조·명 연합군은 광양만에서 철퇴하는 왜(일본)군을 추격하며 혈전을 벌였다.
최후 전투인 노량해전(관음포)에서 이순신 장군과 명나라 등자룡 장군이 함께 전사했다. 등자룡 장군은 이순신이 빌려준 판옥선에서 전투를 벌이다가 왜군에게 패해 전사한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다.
등자룡 장군의 고향인 중국 강서(江西)성 풍성시에는 그의 사당이 세워져 있어 지금도 그 기개를 기리며 제를 지내고 있다. 진린 도독의 후손도 전쟁이 끝난 후 한국에 정착해 살고 있다.
광양만의 이러한 역사적 배경은 지난달 방한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서울대 강연에서 직접 언급해 주목받기도 했다.
이같은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광양시는 스토리 텔링과 유적지 발굴을 위한 학술용역을 주었다.
광양항을 통해 입항하는 중국 관광객이 매년 증가함에 따라 등자룡 장군과 연관된 공원 조성, 중국과의 역사 문화교류 확대 등 미래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광양만 스토리 텔링과 역사 발굴은 나라를 지켜낸 선조들의 정신을 알리고 이순신대교 홍보와 중국·일본 관광객들에게 역사적 탐방지를 제공하는 미래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크루즈선을 이용해 광양항으로 입항한 중국인 관광객은 5만1000여명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다섯 차례에 걸쳐 2만1000명이 광양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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