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검찰은 21일 사기성 기업어음(CP)·회사채를 발행해 부도처리한 혐의로 기소된 현재현(65) 동양그룹 회장에게 징역 15년의 중형을 구형했다.
21일 서울중앙지법원 형사합의25부(위현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현 회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권을 가진 회장으로 회사가 부도에 이르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의 손해를 피하는 선택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이들에게 회사의 손해를 떠넘겼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동양그룹이 증권사를 보유한 점을 악용해 계열사의 부실 채권에 대한 투자부적격 심사를 하지 않은 채 상품을 팔았다"며 "특히 제대로 된 상품설명이 없어 정보에 취약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피해가 집중됐다"고 말했다. 이어 "현 회장은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면서 부당한 이득을 취했고 개인 투자자들에게 입힌 막대한 피해 보상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 회장은 지난해 2∼9월 그룹 경영권 유지를 위해 부실 계열사 기업어음(CP)·회사채를 발행해 판매함으로써 개인투자자 4만여명에게 1조3000억원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또한 계열사에 6652억원 상당을 부당 지원하고 분식회계를 저지른 혐의, 횡령·배임수재 등 개인비리 혐의, 계열사인 동양시멘트 주가를 인위적으로 조종해 399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도 있다. 부당지원에 사용된 CP와 어음은 미상환돼 동양시멘트와 동양네트웍스의 부도를 초래했다.
현 회장은 주가조작에 대해 몰랐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검찰은 당시 동양시멘트가 주가급등으로 인해 한국거래소로부터 주식거래가 정지됐으며 동종업종의 주가가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동양시멘트만 주가가 상승했는데 모를리 없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현 회장과 사기성 CP 발행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정진석(56) 전 동양증권 사장과 이상화(49) 전 동양시멘트 대표에게는 징역 10년과 8년을 각각 구형했다.
계열사 부당 지원을 공모한 혐의 등을 받는 김철(38) 전 동양네트웍스 대표에게는 징역 8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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