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정부와 보건사회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관련 정부 예산은 4조1931억원으로 2009년부터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으며 전년대비 15% 이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 전체 예산 중 여성관련 예산이 10.1%를 차지하고 있어 정책적으로도 비중이 큰 편이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성 경제활동과 출산율은 눈에 띄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2년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55.2%에 그쳤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비해 7%포인트나 떨어지는 수준으로 그룹 내 최하위권이다. 또한 미국, 일본, 영국 등 7개 선진국을 뜻하는 G7국가에 비해서는 12%포인트나 낮은 상황이다.
여성고용률 역시 지난달 50.2%를 기록해 7년 만에 50%를 넘었지만 OECD 평균인 60%에 비하면 여전히 격차가 크다.
특히 출산율은 전 세계에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한 여성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자녀 수를 말하는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1.19명을 기록했다. 미국(2.01명), 영국(1,94명)과는 물론 인구고령화와 저출산 문제로 심각한 일본(1.37명) 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문제는 정부가 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한다는 것이다.
2005년 9월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을 제정하고 이듬해 '제1차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 2010년 '제2차 저출산ㆍ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차례로 세웠다. 2차 계획은 내년에 완료되지만 정작 지난 10년간의 정책이 마무리돼도 출산율은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은정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양육부담을 줄이고 여성의 경제활동을 늘리고자 보육 서비스 지원정책을 펼쳤으나 여전히 여성 경제활동인구는 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고승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의 경제활동 및 출산율이 크게 개선되지 못하는 원인은 결국 일·가정양립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라며 "일·가정양립을 위한 제도적,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여성이 안심하고 일을하고 아이를 낳아 키울 수 있는 공동체의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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