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물량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소재부품 업계에는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 국내 스마트폰 업계에는 부정적이라고 분석했다.
중저가 스마트폰에 이어 프리미엄 시장까지 군침을 흘리고 있는 중국 업체들이 한국보다 앞서 사파이어 소재 상업화에 성공하는 동시에 국내 기업들을 협력사로 거느리려는 움직임이라는 풀이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한국산 사파이어 소재에 관심을 갖는 것은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샤오미는 국내 여러 소재 업체에 5만장 수준의 스마트폰용 사파이어 커버 조달을 의뢰했다. 5만대 한정 판매용 프리미엄 모델에 적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부품 생산 일정이 10월인 것을 감안하면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 출시할 모델인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도 사파이어 가공 업체가 많지만 품질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을 우려해 한국·일본 소재 업체를 우선 대상자로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화웨이도 최근 국내 소재업체로부터 15만개가량의 카메라 커버용 사파이어 소재를 구입해 갔다. 8~9월 사파이어 소재를 샘플 제품에 적용한 후 연말부터 대량 생산 제품에 채택할 계획이다.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업체도 올 초부터 스마트폰에 사파이어 소재를 적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했지만, 최근 들어 시들해진 분위기다. 사파이어 소재 가격이 여전히 비싼 데다 공급망도 불안한 탓이다.
반면에 중국 등 해외 업체는 사파이어 소재 상용화에 적극적이다. 애플은 아이폰6 5.5인치 모델에 사파이어 커버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 일본 교세라는 사파이어 커버를 채택한 스마트폰을 이미 미국 버라이즌에 공급한 바 있다. 중국 비보도 사파이어 커버 채택한 모델을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현재 세계 사파이어 잉곳 시장은 연산 4000만㎡로 추정된다. 5억대 기준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사파이어 커버가 적용된다면 잉곳 수요는 발광다이오드(LED) 대비 50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을 많이 만들지 않기 때문에 국내 업체보다 사파이어 소재 상용화에 더 유리할 수 있다”며 “시장 트렌드 변화에 더욱 발 빠르게 대응하는 중국 업체들을 우리 세트 업체들이 어떻게 상대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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