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치연 기자 = 정유사들의 주요 수익원이던 'PX(파라자일렌)' 시장의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원유 정제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를 분해해 만드는 PX는 합성섬유와 페트병 등의 중간원료로, 합성섬유를 만드는 폴리에스터의 기초 원료로 사용되면서 천연섬유의 대체재로 주목받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t당 1500달러까지 상승했던 PX 가격은 올 들어 t당 1200달러까지 하락했다. 최근 일부 글로벌 업체들의 생산설비 중단으로 t당 가격이 1400달러 선까지 올랐지만, 하반기 국내외 PX 신규 생산설비 증설로 이 같은 상황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PX는 한때 정유사들의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했지만,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S-OIL),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와 롯데케미칼, 삼성토탈 등이 경쟁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서 공급과잉 우려를 낳았다.
이처럼 PX의 가격과 마진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최대 시장인 중국의 섬유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중국 업체들이 PX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
지난달 130만t 규모의 SK인천석유화학공장과 SK에너지가 일본 JX에너지와 합작한 100만t 규모의 울산공장 가동에 돌입했고, 중국 칭다오 리둥도 연간 80만t 규모의 PX 생산에 들어갔다.
여기에 하반기 삼성토탈이 충남 대산에 100만t 규모의 PX 생산설비 증설을 앞두고 있다. 이를 모두 합한 올해 국내 업체들의 PX 증설량은 330만t에 이를 전망이다. 아울러 GS칼텍스도 일본 쇼와쉘과 합작으로 1조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 공장에 100만t 규모의 PX 공장 증설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업계는 오는 2016년 국내 PX 생산능력이 연간 1050만t으로 4년 만에 2배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PX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면서 정유업계는 감산을 진행하거나, 가동 중단까지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롯데케미칼과 에쓰오일, 삼성토탈, GS칼텍스 등은 올 초부터 가동률을 10~20% 정도 줄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과잉 문제가 현실화되면서 정유사들이 생산설비 가동률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의 경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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