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만기 3년 이상 정기예금 규모가 16조원을 돌파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3년짜리 예금마저 2%대 금리에 불과하지만 '일단 묶어두자'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24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기간별 정기예금 중 만기 3년 이상 상품의 총 수신액(말잔 기준)은 6월 현재 16조5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5월 15조7333억원으로 10년래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을 재차 경신한 것이다.
그러나 연이은 저금리 기조로 은행 수신금리는 끊임없이 내려가고 있다.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는 1%대 후반에 안착했고, 2년짜리 정기예금 상품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국은행연합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재 17개 국내 은행들이 판매 중인 3년짜리 정기예금 중 3%대 금리를 주는 상품은 아예 없다.
그나마 제주은행의 사이버우대정기예금이 3년 만기에 2.7%를 적용해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은행의 '9988예금'이 3년에 2.68%를 줬다. 기업은행의 '신서민섬김통장', 부산은행의 'e-푸른바다정기예금', 신한은행의 '신한 S드림 정기예금'등 2.5%를 주는 예금이 대다수였고, 광주은행의 '플러스다모아예금'은 2.03%까지 떨어졌다.
그럼에도 3년짜리 정기예금에 돈이 예치돼 있는 것은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받으려는 심리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무리 예금 매력도가 떨어졌다 해도 확실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당장 쓰지 않는 돈을 묶어두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불안이 지속되면서 '안전한 투자가 최고'라는 심리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이같은 현상은 단기부동자금을 늘리는 데도 영향을 미쳤다. 6월 말 기준 단기 부동자금은 736조28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단기 부동자금 중 현금이 57조원, 요구불예금이 136조원,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이 347조원이고, 6개월 미만 정기예금 68조원과 증권사 투자자예탁금 14조원도 시장에 대기 중이다.
새 경제팀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완화하기로 하자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지만 이같은 대기자금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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