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산업이 흔들린다… 빚 못 갚는 부품ㆍ소재사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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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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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경제 근간 '뿌리산업'이 휘청거리고 있다.

우리 경제를 이끄는 정보기술(IT) 및 자동차, 중공업 완제품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부품ㆍ소재를 만들어 온 중소 상장사가 잇달아 부도 위기에 내몰리는 상황이다.

24일 금융감독원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출원리금을 연체한 국내 중소 상장법인 수는 올해 들어 22일까지 모두 9곳으로 연말을 4개월 이상 남긴 가운데 이미 전년 연간 수치(11곳)에 육박하고 있다.

넥솔론(반도체소자) 및 터보테크(방송ㆍ무선ㆍ통신장비), 유니드코리아(특수기계), 디지텍시스템스(터치스크린), AJS(강관)가 여기에 해당한다. 모린스(터치스크린)와 나노트로닉스(정밀기계), 승화프리텍(시설안전관리), 신우(피혁)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유니드코리아와 AJS는 증시에서 퇴출될 위기에도 몰려 있다. 모린스와 나노트로닉스는 이미 상장폐지됐다. 

기업회생절차를 밟으면서 매각을 준비하고 있는 신우는 올해만 5차례 연체가 발생했다. 4월 초에는 약 50억원에 이르는 단기 무역금융(유산스)을 연체하기도 했다.

넥솔론 역시 법정관리에 들어가 있다. 이 회사가 산업은행 및 우리은행에서 빌린 돈은 약 1530억원에 이른다. 총자본 대비 230%에 맞먹는 액수다. 승화프리텍은 올해 3차례 연체했고, 채권자는 산업은행ㆍ수협은행이다.

2013년 연체가 발생했던 기업 가운데 렉스엘이앤지를 비롯한 상당 수는 증시에서 퇴출당했다. 같은 해 상장폐지된 기업 수도 총 51곳에 달한다. 

이런 현상은 대기업집단으로 이익이 집중되는 가운데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 집계를 보면 국내 업종 대표기업 1662곳은 1분기 평균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5.2%로 1년 만에 0.4%포인트 높아졌다. 1000원어치를 팔아 남긴 돈이 48원에서 52원으로 늘었다는 의미다.

벌어들인 돈으로 금융비용을 얼마나 감당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도 같은 기간 422%에서 478%로 상승했다.

큰 회사만 보면 수익성이나 건전성이 모두 좋아지고 있는 것이다.

최석원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특히 신흥국과 거래가 많은 업체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최경환 경제팀이 내놓고 있는 부양책으로 내수개선이 기대되지만, 기업 간 양극화를 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우리 뿌리산업은 경쟁력 면에서 아직 일본을 비롯한 선진국에 크게 못 미치고, 중국 업체에게도 추격당하는 상황"이라며 "뿌리산업이 약해지면 결국 대기업도 타격을 받고, 경제 전반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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