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이후 관피아 척결을 주장했던 정부에서 전문가와 무관한 청와대 인사를 적극 지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KISA 등에 따르면 KISA 임원추천위는 KISA 후임 원장 공모에 15명의 지원자 가운데 6명을 상대로 심층 면접을 진행, 원장 후보로 3명을 압축했다. KISA 후임원장 후보에 오른 3명의 후보는 백기승 전 청와대 비서관을 비롯해 김영환 전 KT부사장, 홍진표 외국어대학교 교수 등으로 알려졌다.
이중 백기승 전 청와대 비서관이 낙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지면서 '청피아' 논란에 불이 불었다.
특히 오경수 전 대표의 경우 서류전형 및 면접에서 지원자들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최종 후보군에서 탈락해 석연치 않은 인상을 남겼다. 오 전 대표는 국내 3대 보안회사인 시큐아이의 초대 대표이자 롯데정보통신의 보안 부문을 주요 사업으로 자리잡게 한 업계 베테랑이다.
백의선 전 부회장 역시 정보보호전문협회인 KISIA의 상근부회장직을 맡으면서 조직을 한단계 도약시키는데 공로를 인정받았으며 경기대학교 융합보안학과 교수로 학계에서도 신망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보안업계에서도 이번 청피아 인사를 반대하는 분위기다. 올초 카드 3사 개인정보 대량유출 사건에 이어 KT개인정보 유출 등 대형 보안사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인터넷·정보보호 전문기관을 진두지휘할 KISA에 제대로된 전문가가 긴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KISA는 출범 이후 임기를 마친 원장이 한명도 없었다. 초대 김희정 원장은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되면서 1년만에 KISA를 떠났고 2대 서종렬 원장은 여비서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며 1년8개월만에 중도 사퇴했다. 이후 3대 원장에 이기주 원장이 취임했지만 방통위 상임위원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임기를 채우지 못했다.
안정상 새정치민주연합 전문위원은 "1기 대통령비서실 출신인 백기승 전 비서관이 KISA 원장에 내정됐다는 소문이 무성하다"며 "청와대 출신을 낙하산으로 내려보낸다면 관피아 척결이 자기모순이며 위선이었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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