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정국'에 길 잃은 국회…정기국회까지 파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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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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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DB]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여야가 합의와 파기를 반복하면서 대치하는 가운데 정기국회까지 파행이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야 양측이 쟁점 현안에 대한 타협점을 찾지 못해 현재로선 절충안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크기 때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22일부터 단독으로 8월 임시국회를 소집했으나 여야는 이견을 좁히지 못해 의사일정도 잡지 못했다.

25일에는 의원총회를 열어 국감 분리실시를 위한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민생법안 등을 세월호특별법과 별도로 처리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지만 당내에선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여기에 당 대표격인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에 국감 분리 실시 등 여러 문제들이 거론되고 있어 당 상황은 복잡하게 꼬여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은 야당이 세월호법과 별도로 민생법안 등의 처리에 우선 협조하는 것이 유일한 돌파구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날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처럼 여야의 대치가 이어지면서 내달 1일 소집되는 정기국회 역시 파행으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정기국회의 초반 파행을 막기 위해선 여야가 양보를 통해 쟁점현안에 대한 타협점을 찾아내야 하지만 현재로선 여야의 입장이 완강해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세월호특별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립은 날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모습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는 24일 세월호특별법 해법을 찾기 위한 방안으로 새누리당에 여야와 유가족이 참여하는 3자협의체 구성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이같은 제안에 즉각적인 거부 입장을 밝혔다.

3자 협의체를 통해 입법을 하자는 것은 대의민주주의와 의회민주제를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매우 위험스러운 발상이라는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윤영석 원내대변인은 "새정치민주연합은 그동안 두 차례나 여야 합의를 파기했다"면서 "이에 대해 국민과 새누리당에 사과와 해명 한마디 없이 새로운 주장으로 3자협의체를 제안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교착상태에 놓인 세월호 특별법 문제 해결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야당의 압박도 수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지사는 24일 교착상태에 놓인 세월호 특별법 문제 해결을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박원순 시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시·도지사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어제 단식 중인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가 입원한 병원을 찾아갔는데, 이대로라면 거의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라며 “모든 것을 열어두고 3자(여야+유가족) 대면이든, 그 무엇이든 정부·여당과 청와대가 훨씬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박 대통령을 향해 “유가족과 야당, 시민들의 요구대로 무조건 받으시라. 이것은 대통령밖에 결정을 못한다”며 “현재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의 문제가 더 많이 부각될 것이기 때문에 이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고 나서지 않는 이상 협상이 끝나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세월호 특별법은 국회에서 풀 문제라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정국이 지속되면서 박근혜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경제활성화 과제들이 줄줄이 발이 묶이고 있어 조만간 박 대통령과 청와대가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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