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급증하는 중국인 투자 이민이 미국 극빈곤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미국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미국 허핑턴포스트 산하 매체 월드포스트는 최근 미국 영주권을 취득하기 위해 투자이민(EB-5)를 활용하는 중국인들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빈민촌에 투자해 현지 빈곤 퇴치를 돕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EB-5로 알려진 투자이민은 50만달러(약 7억4000만원) 이상의 투자와 함께 10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면 영주권을 발급해주는 제도다.
현재 샌프란시스코 동남부 극빈곤 지역인 헌터스포인트와 캔들스틱 포인트에 중국인 투자이민을 활용한 조선소 건설 사업이 전개되고 있다. 현재 이 두 지역 내 인구 자살율은 샌프란시스코시 전체 평균의 5배에 달하는 등 슬럼 현상이 극심하지만 조선소 건설사업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선소 사업 건설과 함께 인근에 1만2000개 주택, 수백 에이커(1에이커=4046.86㎡) 규모의 드넓은 공원, 대형 백화점, 오피스 빌딩도 건설되며 신도시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이 사업에는 중국인 투자이민자 100여명으로부터 수혈 받은 2억 달러 자금이 투입됐다.
본래 수십 년간 추진해왔던 이 조선소 건설 사업은 미국 경제위기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지지부진했다. 특히 본래 은행권으로부터 17억 달러 대출을 받으려던 계획이 지난 해 갑작스럽게 무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가 EB-5 투자이민기관과 협력해 지난 2년간 중국인 자금 2억 달러를 유치하면서 조선소 사업 건설에도 새로운 진전을 가져오게 된 것. 향후 중국인으로부터 1년간 2억5000만 달러도 추가로 끌어 모을 예정이다.
최근 들어 중국 부자들의 미국 투자이민은 급증하고 있다. 미국 이민국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이민자의 4분의 3 이상은 중국인이다. 중국인들은 자녀교육 문제 해결, 환경오염 탈피, 부동산 투자 등 목적으로 미국 투자이민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인의 과열된 미국 투자이민에 따른 현지 부동산 투자 과열, 자본 종속 등의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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