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7월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5만1287가구로 전월(5만257가구)대비 1030가구(2.0%) 증가했다.
미분양 물량은 지난해 9월부터 8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올 4월 들어 3개월 연속 증가세다. 4월에만 해도 10여년만에 최저치인 4만5164가구까지 감소했지만 어느덧 5만가구를 다시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이 2만6797가구로 전월(3만212가구) 대비 3415가구(11.3%) 감소했다. 서울(2492가구)이 109가구, 인천(6418가구) 561가구가 줄었다. 경기도(1만7887가구)의 경우 김포(1045가구)·파주(649가구)·평택시(625가구) 등에서 크게 줄어 전달보다 2745가구를 해소했다.
이처럼 미분양 물량이 증가세를 보이는 것은 최근 신규 분양 증가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국토부 조사를 보면 올 상반기 공동주택 분양 승인실적은 14만6953가구로 전년 동기(12만6389가구)보다 16.3% 증가했다. 이중 민간분양(10만6673가구)은 25.1%나 늘었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 조사에서도 지난달 전국에서 공급된 일반분양 아파트(1만9164가구)는 2008년 이후 7월 최고 수준이다.
특히 신규 발생 분이 기존 해소 분을 초과하면서 미분양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달 전국 미분양은 기존 5795가구를 해소했지만 신규 증가분이 6825가구로 더 많았다. 지방의 경우 6262가구가 새로 나타났지만 기존 미분양 해소분은 1817가구에 그쳤다.
주택 규모별 미분양을 봐도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다. 전용 85㎡ 이하 중소형은 3만2121가구로 전월(3만706) 대비 1415가구 늘어난 반면, 85㎡ 초과 중대형은 1만9166가구로 전월(1만9846가구)대비 680가구 감소했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이 증가한 이유는 최근 건설사 공급 물량이 대부분 중소형 위주여서 수요를 초과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은 전월대비 791가구 감소한 2만312가구로 올해 들어 2만가구 초반대 수준을 유지했다.
추석 이후 본격 분양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신규 분양도 크게 늘어날 예정이어서 미분양 적체도 심화될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올 9~11월 분양 예정 아파트는 9만5392가구로 전년 대비 21%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2000년 이후 최대 물량이다.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추진되면서 분양이 진행되고 세종시와 위례·동탄2신도시 등 택지지구에서도 물량이 예정됐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허윤경 연구위원은 “현재 주택시장은 일부 개발호재와 정책 지원에 힘입은 바가 커 공급 증가세가 지속되면 미분양·미입주 문제가 다시 가중되고 재고주택 시장에 상당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이 살아나려면 공공뿐 아니라 민간에서도 공급 조절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