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채명석·김지나 기자 =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은 26일 “우리가 한 일을 정당히 평가 받아야 한다”며 잘못된 사실을 바로 잡을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열린 대우인회와 대우세계경영연구회가 주최한 대우특별포럼에서 신장섭 싱가포르 국립대학 교수의 강연 직후 행사장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단상에 서서 잠시 눈 앞에 있는 수백명의 ‘동지’들을 바라본 뒤 입을 연 김 회장은 “여러분께서 워크아웃 15년 맞아 모인다 해서 잠깐 들렀다. 대우 분들 모두에게 15년 전 가슴 아픈 일이 있었다. 억울함과 분노도 있었지만 돌이킬 수 없는 과거라 감내했다”고 운을 땠다.
이어 “이제 시간이 충분히 지나 잘못된 사실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역사에서 우리가 한 일을 정당하게 평가 받고 대우 해체가 합당했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며, “그래서 한국 현대 경제사를 연구하는 신 박사에게 처음으로 제 이야기를 들려줬다. 대우 해체에 대해서는 이제부터 제가 아니라 경제학자로서 신 박사에게 듣는 게 합당하다. 신 박사에게는 저와 나눈 대화중 미래에 도움 되는 얘기를 들려달라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회장은 이날도 눈물을 흘렸다. “평생 동안 앞만 성실학세 열심히 달려왔다. 국가와 미래세데 도움이 되는 일만 해왔다”고 전하는 대목에서 울먹이기 시작한 김 전 회장은 “거기에 반하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다. 역사가 주는 교훈을 통해 과거보다 나아진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 과거의 잘못된 실수가 미래에 반복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미래를 알 수 없는 나이가 됐다. 마지막 봉사라 여기고 글로벌YBM에 매진해 젊은이들이 더 많이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성심성의껏 도와줄 것이다. 이들은 대우정신을 계승할 후배라 생각하고 (여러분들도) 성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2분여의 짧은 인사를 마친 김 전 회장은 동지들과 인사도 하지 않은 채 서둘러 행사장을 빠져 나갔다.
김 전 회장이 나간 뒤 장병주 대우세계경영연구회 회장은 기자들에게 “김 전 회장의 향후 정해진 공식 일정은 없다”면서, “이번에 출간한 책은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부 대응에 대해 비판하기 위한 목적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장 회장은 “김 전 회장은 창업세대로, 원로 입장에서 젊은이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었던 것”이라며, “추징금 부분 자료를 요청하면 다 있으니 제공하겠다. 징벌적 성격의 추징금 부과 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우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의 최대 피해자다. 부실·방만경영? 그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차입을 한 것은 그만큼 국제적으로 신뢰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창욱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사무총장은 참석자들에게 “당장 내일부터 많은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모두 함께 대응해야 한다”며, 앞으로 대우그룹 해체의 진실을 밝히는데 전 대우인이 함께 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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