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외환위기 직후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구조조정 정책의 정당성을 묻는 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과 교수의 공개 질의에 대한 답변이다.
대화록 '김우중과의 대화-아직도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의 저자인 신 교수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판 기념행사에서 강 전 장관에게 구조조정 정책 외에도 '부채비율 200% 규제의 근거와 효용성', '대우그룹 단기차입금 19조원 증가의 원인', '8개 대우 계열사 경영 보장'에 대해 해명하라며 공개 질의를 했다.
신 교수는 국제시장의 변화에 둔감하고 경험이 부족했던 김대중 정부의 경제팀이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철저하게 국제금융자본의 논리를 추종해 대우그룹을 비롯한 국내 산업자본을 희생시켰다고 주장했다.
강 전 장관은 당시 기업에 적용한 부채비율 200% 규제의 효용성 문제에 대해서도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재정건전성 기준이 자기자본 부채비율 200%였기 때문에 우리도 거기에 맞추자는 것이었는데 대우만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하지만 2년쯤 지난 뒤 재벌들이 모두 맞췄다"고 설명했다.
당시 정부의 수출금융 규제로 대우그룹의 단기차입금이 급증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수출금융은 대우에만 차별적으로 적용한 것이 없다"며 "다른 재벌들은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대우만 왜 그랬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강 전 장관은 "대우그룹 해체 이후 15년의 시간이 지났고 정권도 바뀌었는데 만약 숨겨진 음모가 있었다면 그 사이에 언제든 불거졌을 것"이라며 "대법원까지 가서 사법절차를 마친 사안이기 때문에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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