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정부 출범 때부터 '단골메뉴'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깜깜이’ 인사, ‘늑장’ 인사가 공석인 청와대 비서관 인선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2기 내각 구성에 이어 청와대 비서관 인선을 마무리하며 국정정상화의 고삐를 죌 것이라는 언론보도들이 계속 쏟아졌지만 정작 공석인 청와대 비서관 인선은 제자리걸음이다.
청와대 비서관 43명 가운데 세월호 참사 이후 대대적인 개각 속에서 신설 또는 교체되거나 교체가 예정된 비서관은 모두 12명으로, 박근혜 정부 출범 후 1년6개월 만에 4분의1이 바뀌는 셈이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4일 오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석인 청와대 비서관 인선에 대해 “지금 각 수석실별로 결원이 된 비서관에 대한 인선 준비작업들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움직임이 있다”며 “언제 마무리되고 발표될지는 모르겠지만 빨리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8월 마지막 주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청와대 비서관 인선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청와대 안팎에서는 각 수석실의 ‘공석’ 비서관 인선 작업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청와대는 인선 완료 시점은 ‘모른다’며 함구하고 있다.
우선 류정아 전 비서관의 사퇴로 3개월째 공석으로 남아 있는 관광진흥비서관 인선은 여전히 깜깜이다. 관광진흥비서관은 종무담당을 겸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국가적 행사인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에 앞서 임명될 것으로 예측됐지만, 결국 담당 비서관 없이 행사를 치렀다.
또 이번 2기 내각 인선을 통해 청와대에서는 우선 4명의 비서관들이 각 부처 차관으로 임명되면서 해당 자리가 공석이었다. 다만 최근 해양수산비서관과 산업통상비서관에 윤학배 중앙해양안전심판원장,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반실장이 각각 임명돼 자리가 채워졌다.
하지만 주형환 전 비서관이 기획재정부 1차관으로 옮기면서 공석이 된 경제금융비서관을 비롯해 보건복지부 차관으로 임명된 장옥주 전 보건복지비서관의 후임은 하마평만 무성할 뿐 정식 임명은 되지 않은 상태다.
청와대와 정부 일각에서는 경제금융비서관에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정책협력실장, 최희주 새누리당 정책위원회 보건복지수석전문위원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철 전 국민소통비서관이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이 자리 역시 비어 있는 상태다.
특히 지난 6월 인사수석실 신설에 따라 새로 마련된 인사혁신비서관 역시 석달 가까이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신설된 인사비서관은 김동극 인사팀장(2급 선임행정관)이 승진해 자리를 채웠다.
박 대통령은 '골든타임'을 외치며 경제활성화를 위한 각종 규제개혁에 고삐를 죄고 있다.
26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는 금융권 보신주의를 혁파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쏟아냈다. 이날 안종범 경제수석은 춘추관을 찾아 기자들에게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이뤄진 안전 대진단과 금융 혁신방안 토론 내용을 브리핑했지만 정작 이 자리엔 경제금융비서관은 없었다.
보건복지부 현안으로는 각종 연금 개혁과 의료민영화 이슈가 산재해 있는 상태다. 일부 정부 부처에서는 청와대·정부가 중심을 잡고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선 공석인 비서관 인선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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