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LG유플러스가 박근혜 정부에서 적극 장려하고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이하 시간제 일자리) 확대 정책에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일각에서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의 추가 영업정치 처분이 부당하다며 행정심판을 청구한 LG유플러스가 전략적으로 정부 시책에 반기를 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시간제 일자리는 개별 여성에게 일과 가족의 양립을 위한 하나의 방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이동통신 3사 가운데 LG유플러스만 시간제 일자리 활용이 부진해 눈총을 받고 있다.
27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고객서비스 자회사인 서비스탑과 서비스에이스를 통해 시간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현재 서비스탑과 서비스에이스에서 재직 중인 시간제 근무자는 각각 158명, 117명으로 총 275명이다.
지난해 서비스탑은 137명의 시간제 근무자를 채용했고 서비스에이스 189명을 뽑았다. 올해도 두 회사는 52명을 채용해 1년간 총 378명의 시간제 근무자를 뽑았다.
지난해 7월 SK텔레콤은 여성가족부와 협력해 총 350명 규모의 경력단절 여성을 전국에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취업 기회를 확대하고 여성 고용률을 높일 수 있길 바란다"며 "일하고 싶은 여성 누구나 당당히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SK텔레콤부터 가족친화 경영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은 올해도 시간제 근무자 10명을 추가로 채용하기로 했다.
KT의 경우 1년 만에 시간제 근무자가 30% 가량 증가하며 빠르게 안착하고 있다.
KT의 고객서비스를 담당하는 계열사인 KTcs와 KTis에서 시간제 근무를 하는 상담사는 총 855명으로 전년(665명)보다 28.5% 늘었다.
지난해 KTcs의 시간제 근무자는 466명이었으나 올해 615명으로 늘었고 KT is는 199명에서 240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늘어난 대부분 근로자가 종일제에서 시간제로 전환한 경우다.
KT 상담직원은 근로시간을 종일 근무 외에 주 20시간(하루에 4시간)과 주 30시간(하루에 5시간)을 선택할 수 있다.
KT관계자는 "전일제에서 시간제로 전환할 경우 짧아진 근무시간만큼 임금을 덜 가져간다"며 "그러나 여성 상담사들이 출산과 육아를 고려해 시간제로 전환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한다고 나섰으나 여전히 진전이 없는 상태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약 1000명에 달하는 상담직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시간제 근무로 전환하고, 신규로 채용하는 등 정부 정책에 편승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본지가 취재를 통해 실태 파악에 돌입하면서 LG유플러스 측은 "수치가 확보 되지 않아 (시간제 근무자 현황을) 제공할 수 없다"며 자료 제시를 거부했다. 경쟁사에 비해 채용 인력이 취약해 돌연 태도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시간제 근무자 전환 및 채용 규모가 미미해 밝힐 수 없다"며 "타사와 모집단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 했다.
이 회사 다른 관계자는 "사실상 시간제 일자리 채용이 전무하다고 봐도 된다"며 "내부에서 개선책을 논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씨에스리더 관계자는 "별도로 채용공고를 내 시간제 근무자를 채용하나 최근에는 뽑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100% 출자한 씨에스리더를 통해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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