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의 '최종병기'는 결국 대출...은행도 국민도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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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8-27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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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박근혜 정부의 경제 활성화와 금융지원 정책이 지나치게 대출 확대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과연 정부의 의도대로 정책의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현정부 출범 후 가계부채 상황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무리한 대출 확대로 은행의 건전성이 더욱 악화되고, 물불 안가리는 대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해 대출 확대라는 '최종병기'를 꺼내 들었지만 정작 은행과 국민들은 기대보다 걱정이 앞서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의 '보신주의'인가 정부의 '억지 춘향'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연일 은행권이 보신주의에 물들어 있다는 점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있다. 보신주의의 대표적인 예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취약하다는 점을 꼽고 있다.

27일 금융위원회가 제공한 '금융권 보신주의 관련 통계자료'에 따르면 총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2009년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이다.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2009년 말 전체 기업대출 중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83.1%였지만 △2010년 81.1% △2011년 77.2% △2012년 74.1%로 계속 감소했다. 지난해에는 74.2%로 전년보다 불과 0.1%포인트 상승했고, 올 6월 말 현재는 73.3%이다.

은행은 정부의 비판에 반박은 커녕 보신주의라는 불명예를 고스란히 뒤집어 써야 하는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각 시기에 따른 금융시장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중소기업 대출 비중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보신주의로 몰고가니 난감한 게 사실"이라며 "정부가 대출 부실 가능성에 대해서는 배려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털어놓았다.

◆정부의 '최종병기' 대출 강화

결국 정부는 은행의 보신주의를 타파하고 중소·벤처기업을 적극 지원하기 위해 지난 26일 '창조금융 활성화를 위한 금융혁신 실천계획'을 내놓았다.

핵심은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확대였다. 이를 잘 실천한 은행에 대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도 제공하기로 했다. 창조금융 추진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금융감독당국이 은행 직원을 제재하는 것도 사실상 없애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직원 제재를 원칙적으로 폐지해 직원들이 과도한 두려움에서 해방되고, 현장에서 보다 적극적인 대출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꾸려진 2기 경제팀은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하면서 대출 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서민에게 돈을 더 빌려줌으로써 내 집 마련의 기회를 늘리고 동시에 주택시장과 경기 전반의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가계부채 사상 최대치…은행과 국민은 불안하다

이처럼 정부가 은행의 대출 영업 및 실행에 대한 과도한 간섭과 제재를 풀기로 했지만 그렇다고 은행권이 마냥 반가워하는 눈치는 아니다. 오히려 은행 간 또는 영업점 간 대출 확대 경쟁에 매달리다 부실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 앞서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실시할 혁신평가제도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며 "평가성적이 좋을 경우 인센티브를 얻겠지만 성적이 좋지 않을 경우 받게 될 압박과 패널티가 더 신경쓰이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이미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가계부채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부채는 사상 최대인 1040조원을 기록했다. 3개월 전보다 15조1000억원(1.5%) 증가했고, 전년동기와 비교해 무려 60조4000억원(6.2%) 늘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상승이 제한적인데다 전세대출과 자영업자 대출 등 대출 수요가 꾸준해 가계부채는 당분간 줄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은행은 기업의 투자행태를 살피면서 보수적으로 돈을 빌려줘야 하는 곳"이라며 "보신주의를 근거로 대출 확대를 강요해서는 안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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