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세월호 특별법 재재협상을 촉구하며 10일째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단식 농성 중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중대 기로에 직면했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28일 단식 중단을 선언하면서 문 의원 역시 선택의 갈림길에 설 수밖에 없게 됐다.
애초 문 의원이 단식 명분으로 ‘유민 아빠 살리기’를 내세운 만큼 김씨가 단식 중단을 공식화할 경우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 단식을 이어갈 명분이 없어지게 돼서다.
앞서 문 의원은 전날(27일) 광화문 광장에서 같은 당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 겸 원내대표와 소속 의원들에게 “유민 아빠만 밥을 먹으면 저도 당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 의원이 세월호 특별법 재재협상을 이루지 못한 상태에서 단식을 풀 경우 논란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사실상 ‘빈손 회군’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문 의원은 전날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지금 우리 당이 어려운 시기를 맞고 있는데 그래도 박 대표 중심으로 많은 의원들이 단합해서 이렇게 함께 행동하고 있는 게 당을 다시 추스르고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되찾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온건파 그룹을 중심으로 문 의원의 단식 농성 중단을 촉구하는 등 당 지도부와의 엇박자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정면 돌파를 시도한 셈이다.
문 의원은 이와 관련해 “자꾸 그런 식으로 말들을 하니까 우리 정치가 조금…”이라며 “그런 소리를 들을 때 정치하기 싫어진다”고 전했다.
한편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원회 유경근 대변인은 이날 오전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유민 아빠 김영오님이 오늘자로 단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가족대책위는 오전 11시 김씨가 입원하고 있는 시립 동부병원 입원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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