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상'의 제작사 주피터필름 측은 28일 오전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월 KBS 조대현 사장은 취임사에서 KBS의 공정성 시비를 끝낸다고 밝혔음에도 그 취임 일성이 사라지기도 전에 공영방송 KBS는 표절된 드라마 '왕의 얼굴'로 부정경쟁행위를 하고 있다. 우리는 KBS의 '공정'과 '프로그램 혁신'의 의지가 진정한 것이라 믿기 때문에 공영방송 KBS는 이러한 표절과 부정경쟁행위를 중단하고 '관상' 죽이기를 즉각 멈추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거대한 자본 없이 창의적인 콘텐츠 자체만으로 승부해야 하는 작은 제작사가 거대한 공영방송 KBS를 상대로 드라마 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기까지는, 대기업의 하청업체가 대기업을 상대로 소송을 하는 것 이상의 고민과 망설임이 있었다고.
주피터필름 측은 "KBS가 드라마 '왕의 얼굴'의 제작을 강행한다면 '관상'의 드라마 제작 기회는 영영 사라지고 만다. 이는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실제로 '관상' 측은 MBC와 드라마 제작 및 방송에 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었는데, 최근 KBS의 '왕의 얼굴' 편성 확정 보도가 나간 이후 MBC와의 드라마 제작 협상은 모두 보류된 상태"라고 상황을 전하며 "'관상'은 회사의 명운이 걸린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안타까운 마음으로 부득불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주피터필름 측은 또 "이 사건에서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공정하고 건전한 방송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설립된 공영방송 KBS가 자회사인 KBS미디어와 주피터필름이 드라마 '관상'의 공동제작을 추진하던 중 협상이 결렬되어 백지화되었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권리자인 주피터필름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부정경쟁행위를 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관상' 측과 드라마화 논의를 했던 당사자들이 지금 그대로 '왕의 얼굴'의 기획(정해룡CP), 극본(이향희작가), 제작(KBS미디어)을 맡고 있다. 그런데 2012년 '관상'의 드라마화를 위하여 협의하는 과정에서 바로 정해룡 CP가 기획자 역할을 했다. '관상'의 드라마화에 관심을 갖고 있었던 정해룡 CP는 이향희 작가 섭외를 추천하기도 했다. 그렇게 '관상'의 드라마화를 기획하고자 주피터필름 측과 논의하던 정해룡CP가 지금 2014년 현재 드라마 '왕의 얼굴' 기획자다"라고 KBS 측의 부당한 행위를 비난했다.
마지막으로 "표절과 부정경쟁행위에 대한 외침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것은, ‘공정’을 회복하고 ‘프로그램을 혁신’하고자 하는 공영방송 KBS에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따라서 공영방송인 KBS가 정말로 '왕의 얼굴'을 진행하고 싶다면,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여부에 대한 판단을 받고 난 후 제작 및 방송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5일 주피터필름의 소송을 대리한 법무법인 강호는 '왕의 얼굴'을 편성한 KBS와 제작사인 KBS미디어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를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을 신청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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