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지도부가 국유기업 임원의 고액연봉 삭감을 지시하면서 중국 5대 국유은행 임원진의 연봉이 반토막날 것으로 보인다.
앞서 18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이 주재한 '중앙 전면심화개혁 영도소조' 제4차 회의에서 국유기업 임원의 고액연봉 논란을 지적하면서 일반 국유기업보다 높은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공상·중국·농업·건설·교통은행 임원진의 연봉이 50%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라고 디이차이징르바오(第一財經新聞)이 28일 보도했다.
당국이 발표한 관련 초안에 따르면 앞으로 국유 기업 및 금융회사 임원 금여를 현재의 30% 수준까지 삭감이 가능하며 삭감 후 연봉이 60만 위안(약 1억원)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제한 조치를 국유은행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유은행 임원진의 연봉은 일반 국유기업 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져 삭감 폭이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
디이차이징르바오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 금융회사 임원진의 평균 연봉은 무려 122만5100위안(약 2억원)에 달한다. 은행권의 경우 16개 상장은행 임원 연봉 총액이 4억8000만 위안(약792억원), 5대 은행 임원진 연봉 총액은 8789만 위안(약 145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국영은행 최고위 3인 임원진, 총 15명의 연봉 총액도 1989만4500위안(약 32억8000만원)에 육박했다.
농업은행의 경우 장차오량(蔣超良) 이사장의 세전 연봉은 113만36000위안이며 부이사장인 장윈 은행장은 105만9100위안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유기업 임원진 연봉조정안에 따라 금융회사 및 은행 임원 연봉을 절반으로 뚝 잘라내야함을 의미한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국영은행 수장들도 최근 임금 삭감 행렬에 동참할 의사를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장윈(張雲) 농업은행 은행장은 실적보고와 함께 "최근 중앙 정부가 국유기업 임원진의 고액 연봉 문제를 지적했다"며 "농업은행도 이를 인지하고 조치할 것"이라 밝혀 곧 임금 조정이 있을 것임을 암시했다.
27일에는 건설은행과 초상(招商)은행이 임원 연봉은 50%, 부장급은 30%, 팀장은 20%, 일반직원은 10%의 임금 삭감안을 검토 중이라는 설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치는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
최근 중국 사회에서는 국유기업 임원진이 역할이나 성과에 비해 지나치게 고액의 연봉을 받는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아울러 국영 해운업체인 국제해운컨테이너(CIMC)의 임원진이 지난해 회사 순이익이 47%나 급감하는 등 참혹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상장기업 임원 중 가장 높은 연봉을 챙긴 것이 폭로되면서 논란이 더욱 커졌다. 이에 '부패척결'을 강조하는 시진핑 지도부가 부조리를 없애고 국유기업 개혁 추진을 위해 임금 조정에 나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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