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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총회 승인으로 오는 10월 1일 출범이 확정된 다음카카오는 모바일 플랫폼에 사업 역량을 집중시켜 네이버의 아성을 위협한다는 전략이다. 사진은 지난 5월 26일 양사 합병 관련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다음커뮤니케이션 최세훈 대표(왼쪽)와 카카오 이석우 공동대표]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양사 주주총회에서 합병계약 체결 승인을 얻어 오는 10월 1일 합병법인 출범이 확정됐다. 이로써 업계 추산 10조원에 이르는 대형 IT기업의 등장이 현실화됐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포털 시장을 넘어 국내 IT 시장의 왕좌를 노리는 다음카카오의 성공 키워드는 ‘모바일’으로 요약된다. 네이버가 선점한 온라인 플랫폼의 한계를 모바일 ‘전력투구’로 넘어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양사 모두 모바일 사업 강화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어 업계의 관심이 뜨겁다.
◆시가총액 10조 추산, IT 공룡 ‘다음카카오’
다음과 카카오는 지난 27일 열린 주주종회에서 각각 58.7% 출석과 97.5% 찬성, 78.2% 출석과 만장일치 찬성을 통해 합병승인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다음과 카카오의 합병법인은 오는 10월 1일 출범된다.
경영진도 새롭게 구성됐다. 카카오의 김범수 의장과 이석우 공동대표가 예상대로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카카오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텐센트의 피아오 얀리 부사장도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합병법인의 실질적인 수장은 오는 10월 말 사명 변경 이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당분간은 공동 경영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양사의 합병승인으로 약 10조원대에 이르는 공룡 IT기업의 출현이 현실화됐다. 현재 다음의 시가총액은 2조2000억원 수준이며 카카오(장외 시장)는 약 3조원 정도다. 여기에 양사의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시가총액이 10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음카카오의 시가총액은 코스닥 1위를 달리고 있는 셀트리온(4조3000억원)에 두 배 이상이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코스피에 등록된 네이버(25조3000억원)와도 어느 정도 견줄만한 수치다. 합병이라는 카드를 통해 사실상 ‘타도 네이버’를 선언한 다음카카오의 입장에서는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시켜 고속 성장과 기업 가치 향상을 꾀한다는 입장이다.
◆시너지 극대화의 키워드는 ‘모바일’
포털 시장을 넘어 국내 IT 시장의 ‘넘버원’을 노리는 다음카카오가 올인하고 있는 키워드는 ‘모바일’이다.
국내 포털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네이버의 아성을 온라인 시장에서 추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네이버의 시장 선점 효과 뿐 아니라 제공되는 콘텐츠 자체가 너무 큰 격차로 앞서있기 때문이다. 다음과 카카오(포털+모바일)의 연합이 초반부터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것 역시 '탈 온라인'을 선언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다음은 카카오와의 합병 선언 이후 모바일 서비스를 강화시키고 있다. 검색 강화에서 콘텐츠 보강, 고객 중심 서비스 등 다각적인 부분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가시적인 성과도 눈에 띈다. 대표적인 것이 자회사인 버즈피아를 통해 출시한 홈스크린 공유 SNS런처인 ‘버즈런처’다. 누적 다운로드 900만건을 돌파한 버즈런처는 스마트폰 초기 화면에서 연예인이나 웹툰, 전시회 등의 다양한 UI를 제공하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전체 사용자의 60% 가량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일본 구글플레이 종합 1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향후 모바일을 통한 검색을 위한 고객 인프라 구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미 카카오가 모바일 앱을 활용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중이라는 점까지 고려하면 다음카카오의 ‘모바일 올인’은 국내 IT 시장의 변혁을 꾀할 상당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음카카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모바일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정재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이 모바일 다음앱 서비스개편을 통해 트래픽을 늘리고 있고, 특히 지도, 웹툰, TV팟, 티스토리 등 동사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버티컬앱들을 강화하고 있는 모습이 주목된다”며 “카카오와의 시너지 과정에서 이런 버티컬앱들의 활용도가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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