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 등 현지 언론 29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광후이(廣匯)에너지가 지난 27일 저녁 상하이 거래소를 통해 상무부로부터 원유 수입 라이선스를 획득했다고 공시했다. 민간기업이 원유 수입 라이선스를 획득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광후이에너지에 배정된 올해 원유 수입 쿼터는 20만t이다. 상무부는 시장 상황에 다라 광후이에너지가 수입한 원유를 국내 정유업체에 판매도 할 수 있다고 조건부 허가했다.
20만t은 비록 올해 중국의 원유 수입량인 2910만t의 1%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중국 민간기업이 최초로 원유 수입 라이선스를 획득했다는 점에서 석유 업계 미치는 파장이 크다는 분석이다.
세계 2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은 원유 수입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중국 내 원유 수입 라이선스를 보유한 기업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뉜다. 하나는 국영 무역을 하는 기업으로 중국 3대 국영 석유기업 산하 기업 5곳이다. 이들은 원유를 쿼터 제한 없이 무제한 수입이 가능하다. 나머지는 비(非)국영 무역 기업으로 지방 국유기업 22곳이다. 이들의 수입 쿼터는 제한돼 있다. 지난해 중국 원유 수입량 2억8200만t 중 비국영 무역이 차지한 비중은 겨우 2900만1000t에 불과했다. 광후이에너지 역시 원유 수입권을 획득하며 비국영 무역 대열에 23번째로 합류했지만 민간기업으로서는 사상 최초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보도에 따르면 광후이에너지는 지난해 산하 자회사를 통해 카자흐스탄 유전 2곳을 인수했다. 해당 유전 자원량은 각각 11억6390만t, 2억10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해외 개발중인 유전에서 원유를 채취해 중국 국내로 수입해 판매까지 한다면 광후이 에너지는 중국 석유시장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모두 아우르는 종합생산체제를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중국 당국이 향후 더 많은 민간기업에 원유 수입 라이선스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석유 채굴과 개발 등 업스트림 시장에서의 중국 3대 국영 석유기업의 독점 구도도 자연스럽게 깨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영기업이 독점을 통해 폭리를 취하는 석유 산업 구조 개혁을 위해 시노펙 등에 민간자본의 지분 참여를 허가하는 혼합소유제를 실시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중국 3대 석유 국영기업 상반기 순익은 페트로차이나가 681억2400만 위안으로 가장 많았으며, 시누크가 335억9000만 위안, 시노펙이 314억3000만 위안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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