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부지법 제2 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 재판부는 29일 여성 아나운서를 비하하는 내용의 성희롱·모욕 발언을 한 혐으로 기소된 강용석의 파기 환송심에서 원심을 깨고 이같이 선고했다.
앞서 1, 2심에서 재판부는 강용석 전 의원의 모욕 및 무고죄를 인정,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심에서 강용석 의원 발언의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고 모욕죄로 처벌 사항은 아니라며 이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발언은 여성 아나운서 일반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개별 구성원들에 이르러서는 비난의 정도가 희석돼 피해자 개개인의 사회적 평가에 영향을 미칠 정도까지는 이르지 않았다. 따라서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모욕 혐의에 대해 무죄를 판시했다.
이에 대해 강용석 전 의원은 "원심을 깨고 모욕죄에 대해 벌금형으로 선처해주신 재판부에 감사하다. 제 발언으로 상처 입으신 분들에게 사과드린다. 앞으로 제 발언이 사회적 파장이나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심사숙고하고 조심하겠다"고 전했다. 또한 재상고 여부에 대해서는 "추후에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한편 강용석 전 의원은 지난 2010년 7월 열린 국회의장배 전국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석한 이후 뒤풀이 회식을 하면서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여대생에게 "아나운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그래도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해 아나운서들을 모욕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당시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한국아나운서협회에 등록된 8개 방송사의 여성 아나운서 295명을 피해자로 간주했다. 또한 강 전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보도한 기자를 '허위 기사를 작성·공표했다'며 고소한 것에 대해서도 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강용석 1500만원 벌금형 선고에 대해 "강용석 벌금형, 한숨 돌렸네" "강용석 벌금형, 기자 무고죄로 1500만원 내야 하네" "강용석 벌금형, 방송은 계속 나오는 건가" "강용석 벌금형, 여자 아나운서 한 번 열받을 듯"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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