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군득 기자 = 크루즈산업이 미래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더딘 발걸음을 보이고 있다.
크루즈산업은 이미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고용,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검증된 시장으로 떠올랐다. 크루즈 승객들이 내리는 국가나 지역은 짧은 시간에 소비극대화를 이루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4월 해양수산부가 출범하면서 크루즈산업육성법을 추진 중이지만 지난 4월 세월호 사고 이후 관련 법안 통과가 지연되면서 예정보다 더딘 모습이다. 세월호 사고가 선박에 대한 안전 불신으로 확산되면서 크루즈산업 자체에 부정적 시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부정적 시각에 대해 크루즈를 ‘교통수단’보다 ‘관광문화 콘텐츠’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다. 대부분 크루즈 승객들이 도착하는 지역에 숙박하지 않고 크루즈 내부에서 숙박과 식사를 소비하는 형태인데다 승객들 역시 크루즈를 교통수단으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29일 제2회 제주국제크루즈포럼 기간에 제주도에 기항한 11만톤급 사파이어 크루즈는 휴양지를 통째로 옮겨 놓은 인상을 심어줬다. 승객과 직원 비율도 2대1로 최적화된 시스템을 갖췄다.
내부에는 면세점뿐만 아니라 3개의 스파와 수영장, 선상카지노, 다양한 카페 등 편의시설이 곳곳에 배치돼 있고 대형공연장에서는 매일 다른 테마의 볼거리가 제공됐다.
사파이어 크루즈는 중국 관광객이 전체 승객 중 80%가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중국인은 6시간 동안 제주도에 입항 후 면세점 이용 등 1인당 평균 70만원의 지출을 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크루즈산업이 여러 가지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선상카지노 허용 여부, 안전문제, 세월호 사고 이후 국민적 공감대 등을 이유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해양수산부는 법률 제정으로 크루즈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될 경우 향후 10년간 3만톤급 국적 크루즈선 10척 취항, 약 9000명의 고용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해양산업에 대한 국민 여론을 고려할 때 크루즈법률을 지금 처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여론에 대해서는 크루즈를 통한 경제효과를 조속히 창출하고 지자체 요청을 고려할 때 세월호 대책과 분리해 우선 처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세계 관광기구는 크루즈여행을 21세기 최고 관광상품으로 꼽고 있다. 크루즈관광 매력이 시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라며 “크루즈산업은 황금알을 낳는 산업이다. 쇼핑, 식음료, 차량임차 등은 지역경제에 큰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크루즈 육성이유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선상카지노 허용여부도 크루즈내부 카지노를 레저시설로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국내 기항하는 외국 크루즈선 모두 카지노가 운영되고 있는 실정임을 고려할 때 국적 크루즈선이 외국 크루즈선과 모객 경쟁에서 최소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제한적으로라도 허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선상카지노가 허용된다고 하더라도 외국인 전용으로 허가될 것”이라며 “영해 내에서는 운영을 금지하고 선박 규모별로 선상 카지노 면적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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